한나라당 고흥길 정책위의장이 12일 낮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통해 “새해 예산안에 템플스테이 예산 등 당 공약 관련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책임을 지고 정책위의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한나라당 고흥길 정책위의장(성남 분당갑)은 12일 새해 예산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일부 당 차원에서 공약했던 민생예산들이 누락된 책임을 지고 정책위의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고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새해 예산과 관련된 책임은 전적으로 정책위의장인 나에게 있다”면서 “직책을 온전히 수행하지 못했다면 물러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는 “약속이 생명과도 같은 정치인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의 템플스테이 예산 등 꼭 반영해야 할 예산들이 빠진 것은 이유를 불문하고 약속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마땅히 가책(呵責)을 받을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안상수 대표(의왕·과천)로부터 예산 구멍이 어떻게 뚫리게 됐는지 알아보라는 지시가 있어 경위를 살펴본 결과, 역시 마지막 순간에 최후의 케이트키퍼로서 역할을 소홀히 해 구멍이 뚫렸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템플스테이 예산에 대해 “문방위에서 정부안보다 증액해서 작년 수준으로 예결위로 넘겼는데 ‘도둑 맞으려면 개도 안 짖는다’는 말이 있듯이 당연히 반영되는 것으로 알다가 일부만 반영되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고 정책위의장은 4대강 예산과 관련, “4대강 사업이 대운하 사업이고 4대강 때문에 서민복지 예산이 대폭 축소됐다는 민주당의 주장은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며 “이번 복지예산은 86조4천억원 정도로 정부안보다 1천200억원이 순증된 것이고 전체 예산의 총지출액 중에서도 27.9%로 역대 예산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고 정책위의장은 “예산안 문제로 당과 정부에 대한 책임소재 논의는 안나왔으면 한다. 제 사퇴로 이 문제가 일단락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재민기자 jmk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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