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군, 연평도에 안보교육장 밀어붙이기
북한의 포격으로 집을 잃은 주민들이 연평도에서 안착할 수 있는 영구 이주단지를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는 가운데, 옹진군이 ‘우선 짓고 보자’는 식으로 안보교육장 건립을 밀어부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8일 군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연평도를 겨냥한 북한의 무차별 포격으로 연평도 전체 민간주택 381동 가운데 134동이 완파되거나 반파된 가운데, 주민들은 다음주부터 시가 제공한 김포 양곡지구 임시거주지로 이전할 예정이다. 연평도로 돌아오는 주민들에 대해선 임시주거용 목조 조립주택이 제공된다.
시와 군 등은 기존 마을에서 집단으로 영구 이주하는 가칭 ‘평화마을’을 조성할 계획이지만, 마땅한 부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
5만8천260㎡ 규모인 국토해양부 소유의 연평리 항만구역(준설토 투기장)이 평화마을 조성 예정지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지만, 좁아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군은 기존 마을에 안보교육장 건립을 강행하고 있다. 북한의 포격으로 완파되거나 반파된 주택을 보존, 도발현장도 알리고 안보관광도 활성화하겠다는 복안이 깔려 있다.
연평면사무소에서 피폭지역 일원을 둘러보는 안보체험코스도 조성된다. 연면적 1천㎡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안보교육장 건립과 안보체험코스 조성에 국비를 포함해 50억원이 투입된다.
주민 이모씨(56·옹진군 연평면 중부리)는 “군이 안보교육장 건립을 서두르고 있지만, 주민들이 영구 거주할 주택이 먼저 조성돼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사업 타당성을 위한 사전 검토가 충분하지 않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창열기자 trees@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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