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제한 등 높은 벽 실감… 중년 전역자 ‘한숨’
“제대 군인들을 우대한다는 얘기는 옛말입니다”
군 출신 직원을 우대 채용하던 기업문화가 사라지면서 제대군인들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30일 도내 중소기업에 따르면 군가산점제 폐지 등으로 군 출신 직원들을 우대 채용하는 기업들이 줄어들고 있다.
이날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제대군인 취업박람회’에 참석한 일부 업체들 조차 적합한 직원 채용이 목적이지 제대 군인을 특별히 우대하지 않을 정도다.
실제 의정부의 경보기 제조업체 G사는 공사관리, 소방관리사, 설계 등 직원 3~4명을 채용한다고 공지했을 뿐 제대 군인을 우대한다는 내용은 명시하지 않았다.
용인의 물류업체 A사도 30명 가량의 현장직 직원을 뽑으면서 물류 경험자, 지게차 운전 가능자를 우대했지만 공식적으로 제대 군인을 채용하겠다는 공지는 없었다.
이들 업체들은 과거 제대군인들을 우대해 채용하기도 했으나 군가산점제 폐지 여파로 제대군인을 특별히 채용하지 않는 상황이다.
박람회에 참가한 한 업체 관계자는 “책임감과 추진력을 갖춘 제대 군인들이 현장업무에는 적합”하다면서도 “회사 업무에 가장 잘 맞는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목적이지 공식적으로 군 출신을 우대하는 업체는 아주 드물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 듯 이날 박람회장에는 일자리를 찾는 40~50대 중년 제대군인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들 제대 군인들은 박람회장 한 켠에서 부지런히 이력서를 작성하거나 업체 부스에서 면접을 보기도 했지만 취업은 만만치 않은 눈치였다.
특히 50대 이상 군 출신 구직자들은 나이가 취업에 큰 걸림돌이 됐다.
35년 동안 군 생활 뒤 내년 제대를 앞둔 한모씨(55)는 “자식들이 4명이나 돼 제대 뒤에도 일을 해야 하는데 마땅한 직장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통신분야 업체에 근무를 희망하지만 나이제한이 문제”라고 한숨을 내셨다.
2006년 소령으로 예편했다는 김모씨(50)는“군 골프장에서 4년 동안 계약직으로 근무했는데 올해 계약이 만료된다”라며 “오랫동안 군 생활을 하다보니 사회와 직장에 적응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날 경기도와 육군이 주최한 경기도 제대군인 취업박람회에는 30여개 업체와 180여명의 제대 군인들이 참여했다.이선호기자 lshgo@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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