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꽃산업, 세계시장에 뿌리 내린다

(주)나라원예

국내 화훼산업을 주도해 온 ㈜나라원예가 세계 꽃시장에 도전장을 던져 화훼의 강대국인 독일과 네덜란드 원예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등 해외에서 주목받는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나라원예가 본격적으로 해외에 진출한 건 지난 2002년 채헌주 대표가 취임하면서부터. 채 대표는 우리나라 화훼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선 화훼 강대국 노하우를 배워야 한다고 판단, 독일과 네덜란드 꽃시장을 파고 들었다. 해외 시장에 진출한 ㈜나라원예는 네덜란드와 중국 등지에 해외 지사를 설립하는 등 글로벌 원예 유통 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세계 정상 기업들과 에이전트를 체결해 국내 화훼산업에 신품종과 재배기술 등을 보급하는 등 우리나라 화훼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지난 1976년 대아종묘로 원예산업에 첫 발을 내디딘 ㈜나라원예는 우리나라 원예산업의 원조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역사와 뿌리가 깊다. 우리나라 화훼산업 초창기인 1970년대 대아종묘는 국내 화훼 유통시장을 주도해 왔으며, 열악한 환경에도 일본과 유럽 등 해외 시장에 진출, 일약 화훼업계 샛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일찌기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린 대아종묘는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지난 2002년 회사 명칭을 농업회사법인 ㈜나라원예로 변경하고, 채완식 회장의 아들인 채헌주씨를 대표로 선임한다. 채 대표가 취임하면서 ㈜나라원예는 글로벌 기업으로 옷을 바꿔 입는다. 채 회장 밑에서 화훼의 생산과 유통, 판매 등 경영철학과 노하우 등을 배워온 채 대표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중국 광동성(廣東省) 광조우(廣州)에 중국지사를 설립하고 중국 꽃시장을 파고 들었다.

 

지난 2008년에는 원예시장의 허브인 유럽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네덜란드 알스메어에 지사를 설립한다. 네덜란드에 지사를 설립한 지난 2008년은 금융한파로 세계경제가 위축되는 시기로 특히 꽃시장의 경우는 ‘위기’ 그 자체였다. 이같은 경제불황에도 채 회장은 불황 속에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과감하게 투자, 성공을 일궈낸다.

 

채 대표는 “네덜란드 지사를 설립할 때는 투자보다는 지키는 경영을 해야 할 때였다.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지만 살아남기 위해선 투자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당시 네덜란드 유통 기업에 의존해 꽃을 수출을 해 왔는데 유통마진에 기인한 고가 판매로 소비 확대 한계성에 도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해외 지사 설립이 절실했다.

 

해외지사 설립… 선진국 노하우 습득

 

‘안스리움’ 등 국내보급·신품종 개발

 

독일·네덜란드 등 화훼기업과 ‘어깨’

 

해외 지사 설립으로 ㈜나라원예 사업규모는 갈수록 확대됐다. ㈜나라원예는 관엽식물과 분화 등을 수입, 국내 화훼농가에 보급해 오고 있는데 규모가 연 20억∼50억원대에 이르고 있다. ㈜나라원예가 국내에 보급한 품종 가운데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품종은 안스리움과 네티라, 산스베리아 등이다.

 

국내 농가들이 생산한 종려묘목 등 화훼를 화훼 종주국인 네덜란드와 독일,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폴,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등 20여개국에 연 100만∼800만달러 이상 수출하고 있다. ㈜나라원예는 이같은 성과로 지난 2008년 경기도 농산물 100만달러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1998년 네덜란드 알스메어 국제 꽃 박람회 금상 수상과 화훼산업 발전 공로 등으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표창장을 비롯해 농림수산부장관 표창, 고양시 세계꽃박람회 조직위원장 공로패, 강원도지사 표창장 등 화훼 발전 공로로 국내외에서 각종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채 대표의 기업경영 목표는 우리나라 화훼산업 발전이다. 채 대표는 그동안 이윤 창출 보다는 정직한 기업 경영을 우선시 해 왔다. 품질이 떨어지거나 상품성이 없는 제품에 대해선 과감히 폐기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농가들은 중국의 불량 제품을 수입하는 바람에 큰 낭패를 보기도 했다. ㈜나라원예의 주 수입품종인 안스리움의 경우, 최근 동종업계가 불량·저가 안스리움을 수입, 국내에 유통시켜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 2년 동안 재판을 통해 승소했지만 국내에서 안스리움을 재배한 농가들이 시름에 빠지는 등 고통과 불이익 등을 받아야 했다.

 

화훼유통 기업이 매년 수십종의 새로운 품종을 수입, 국내에 보급하지만 국내에서 호응을 얻기란 하늘에 별따기다. 수입과 유통, 판매, 홍보 등에 이르기까지 특정 품종이 대박이 날 때까지 소요되는 투자금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가 하나 터질 경우 직원들이 일을 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뒷수습을 해야하기 때문이지요. 어쨌든 소송까지 해야 하는데 여기에 드는 비용과 인력 낭비 등도 만만찮습니다.”

 

채 대표는 이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고뇌와 상념에 빠진다. 수억원을 투자, 흑자로 전환되는 시기에 가품(일명 짝퉁) 품종이 유통돼 화훼시장을 망가 뜨릴 때면 일을 그만 둘 생각까지 든다고 한다. 그러나 채 대표는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선다. 꽃을 보고 있으면 일에 대한 에너지와 열정 등을 다시 충전할 수 있다고 한다.

 

채 대표는 1년의 절반을 해외에서 근무하고 있다. 유럽 등지에서 열리는 꽃박람회에 참가,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고 우리나라 화훼품종을 수출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채 대표의 해외활동에 화훼농가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나라 원예 발전이 우리나라 화훼산업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채 대표는 “세계 화훼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해외시장 개척이 필수요건이다. 그동안 해외지사를 설립, 절반의 성공을 일궈냈고, 나머지 절반의 성공을 위해 해외 시장을 개척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과천=김형표기자 hpkim@ekgib.com

 

<인터뷰>   ㈜나라원예 채헌주 대표

 

“변화무쌍 화훼시장 해외흐름 파악 온힘”

 

-세계 화훼시장의 흐름은

 

세계 화훼시장 변화는 다른 업종에 비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신품종 개발과 유통, 판매 등은 시시각각으로 변화는 것이 화훼시장의 특성이다. 따라서 세계 꽃 시장에 흐름을 파악하지 않고는 사업에 어려움이 많다. 앞으로 중국과 네덜란드 외에 유럽지역 지사를 설립, 해외시장 개책에 주력해 나갈 계획이다.

 

-(주)나라원예의 내년도 사업목표는

 

내년은 올해보다 사업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세계경제 침체 등으로 모든 업종이 투자경영보다는 사수경영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해외시장에서 잘 팔리는 인스리움 등의 상품을 수출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그리고 해외 화훼박람회에 참가해 새로운 품종을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 국내 원예산업의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너무나 열약하다. 네덜란드나 독일 등 유럽의 원예시장과 비교한다며 아직 기술개발과 유통시장의 선진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일부 국내 유통업체에서 유망업체의 주력상품을 저가에 수입해 유통시키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는데 이는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다. 나라원예도 최근 안스리움 가품이 유통되는 바람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재판에 승소를 했지만 그 출혈은 어마어마하다. 이같은 불법 유통시장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적실하다고 본다. 앞으로 법적 마련 등을 통해 이같은 불법 유통판매를 바로 잡아 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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