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경마에서 타는 승마로 ‘녹색성장’ 말(馬)산업 키운다

언제까지나 살고 싶은 과천

산·학연계 말 조련사 등 전문인 양성 체계 구축

승용마 농가 100호 육성·고품질 부분육 생산 등

농촌경제 신성장 동력…일자리창출 효과 기대

 

경마에서 국민승마 중심으로 말 산업의 페러다임이 바뀐다.

 

한국마사회는 올해 정부 정책에 따라 말 사업을 경마에서 승마 중심으로 발전시키기로 하고, 말산업육성법 제정을 추진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갔다.

 

최근 말 산업이 부각된 것은 말 산업이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말 산업은 아직까지 걸음마 단계지만 선진국의 예를 보면 경제규모가 대단하다. 미국의 말 산업은 연간 140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고, 1천억달러 이상의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의 승마 강국인 독일 역시, 30만명의 고용과 50억 유로의 경제적 효과를 말 산업을 통해 누리고 있다.

 

미국의 한 이름없는 두 살짜리 망아지는 경매에서 무려 1천600만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190억원에 팔렸다.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가 최고급 차량 1천대를 수출해야 벌 수 있는 돈이다. 이는 말 산업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말 산업은 지금까지 경마에 편중돼 있으며, 승마와 마육산업은 미미한 수준이다. 경마는 사행산업이라는 편견 때문에 외국에 비해 강도 높은 규제를 받아 산업으로 성장하는 기회를 갖지 못했고, 승마 또한 인구가 좀처럼 늘지 않아 수 십년 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현실에서 마사회가 말 산업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말 산업 발전에 팔을 걷어 부쳤다. 마사회는 말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승마 대중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판단, 승마 인프라 구축과 승마체험 사업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마사회는 이를 위해 현재 200여곳에 불과한 승마시설을 2014년까지 31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승마장 이외의 장소에서 승마를 즐길 수 있는 승용마 임대업과 말트레킹업 등 농어촌형 승마시설을 집중 지원, 육성할 계획이다.

 

이같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현재 각 지자체를 대상으로 말 산업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 승마 대중화를 위해 말 사육 규모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마사회는 현재 경마에 편중된 말 수요를 승마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하기 위해 국내 말 사육 규모를 올해 3만여 마리 수준에서 오는 2014년까지 5만2천여 마리로 늘릴 계획이다. 우선 승마인구 증대를 통해 승용마 수요를 늘리고 오는 2014년까지 전문 승용마 농가 100호를 육성하기로 했다.

 

또한 경북 영천에 2014년까지 제4경마장을 건설해 경주마 수요를 확대하고, 말고기 등급 판정을 통한 고품질 부분육 생산, 유통을 촉진하는 등 다양한 말 수요를 창출하기로 했다.

 

마사회, 말산업 육성법 제정 추진

 

2014년까지 승마시설 310곳 확대

 

말사육 규모도 5만마리 이상 늘려

 

이와 함께 산·학 연계를 통해 말 조련사와 재활승마지도사, 장제사 등 말과 관련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마사회는 말 산업 육성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오는 2014년까지 7천여명의 직접 고용과 인프라 구축에 따른 1만2천여명의 간접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말 산업 육성사업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가장 선행돼야 할 것이 바로 ‘말 산업 육성법’ 제정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이 법이 제정돼야 우리나라의 말 산업 발전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된다.

 

조정기 홍보실장은 “말 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관리하고, 말 연관 사업을 종합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법·제도적 지원시스템이 확보돼야 한다”며 “현재 계류중인 말 산업 육성법이 제정되면 말 산업이 농업분야 성장에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과천=김형표기자 hpk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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