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으로 피어난 ‘히아킨토스’

들꽃에 그리스 신화를 담아 어문학사 刊

들꽃에 그리스 신화를 담아 어문학사 刊

 

엄한 시어머니때문에 밥도 제대로 못얻어먹다 원통하게 죽은 며느리의 무덤 근처에 피어난 작은 꽃. 마치 갓시집온 새댁이 밥알을 물고 있는 듯한 모습이라 하여 ‘꽃며느리밥풀’이라 이름 붙여 졌다.

 

우리 옛이야기처럼 그리스 신화에도 신들의 애꿎은 장난으로 희생된 이들을 들꽃으로 표현한 이야기가 있다.

 

‘들꽃에 그리스 신화를 담아’(어문학사 刊)는 미치광이풀, 상사화, 으름꽃, 섬바디, 해국, 섬초롱, 무릇, 이질풀 등 사람들이 쉽게 보지 못하는 멸종위기의 야생화를 비롯해 산야에 흔히 피는 들꽃 약 30여종의 식물 생태 환경을 그리스 신화와 접목한 색다른 자연도감이다.

 

책에는 태양의 신 아폴론이 사랑한 미소년 히아킨토스가 죽자 ‘히아신스’ 꽃이라 이름 붙였다는 이야기를 비롯해 ‘제비꽃과 이오’, ‘천남성과 트로이 전쟁’ 등 총 21개의 그리스 신화가 담겼다. 책은 단순히 식물도감처럼 사진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신화와 함께 엮어 읽고 보는 그리고 공부하는 재미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게 한다. 또한 책 말미에 꽃말, 분류, 별칭, 높이, 개화기, 꽃의 특징 등의 정보를 담아 한 눈에 파익할 수 있도록 정리했다.

 

책은 지구 환경공학을 공부하는 저자 진종구씨가 우연한 기회에 6·25 한국전쟁 전적지를 답사하던 도중 경기북부 비무장지대(DMZ)의 생태환경에 관심을 갖게 됐고 사라져 가는 우리 들꽃들을 알리기 위해 연구한 끝에 출간됐다.

 

저자는 경기북부 민통선 부근과 우리나라 끝단에 있는 가거도, 울릉도의 야생화를 본격적으로 연구하면서 희귀식물의 신비한 세계를 취재했다. 값 1만8천원

 

채선혜기자 cshyj@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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