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서 하나원 탈북자 130여명-中企만남의 장 기업들 “외국인 근로자보다 소통잘돼 적극 채용”
“목숨 걸고 탈북하니 이제는 취업이 걱정입니다” 18일 오후 2시 경기중기청 대강당에서 열린 ‘북한이탈주민과 중소기업 만남의 장’에 참여한 30대 여성 탈북자가 한 중소기업 채용 부스 앞에서 면접을 서둘렀다.
지난 4월 국내에 입국했다는 이 여성 탈북자는 이날 중소기업 채용 부스 4곳을 돌며 적극적으로 채용을 호소했다. 이 처럼 북한이탈주민과 중소기업 만남의 장 행사장에는 탈북자 교육기관인 하나원에서 교육받고 있는 탈북자 130여명이 열띤 취업 경쟁을 벌여 국내 탈북자 2만명 시대를 실감케 했다.
이날 만남의 장에 참여한 탈북자들은 하나원에서 교육 중인 여성 탈북자들. 이들은 국내에 들어온 지 6개월 정도에 불과했지만, 정부 보조금으로 자립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미 인식한 듯 적극적인 취업 의지를 보였다.
특히 탈북자 사이에서 괜찮은 업체라고 입소문이 난 일부 인기 중소기업 부스에는 줄을 서서 면접을 기다리는 예상못한 장면도 쉽게 목격됐다.
군포의 인쇄물수출업체 성인문화사는 이날 탈북자들 사이에서 최고 인기 업체가 됐다.
이 업체는 이미 탈북여성 5명을 고용했으며 이날도 3~4명의 탈북 여성을 채용할 계획이다.
성인문화사 부스 의자에 앉은 20대 탈북 여성은 “군포에서 살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채용해 줄것을 요청한 뒤 급여 등에 대해서도 꼼꼼히 물었다.
통일부의 한 행사 진행요원은 “탈북자들도 정보력이 뛰어나다”며 “먼저 정착한 탈북자를 통해 어떤 업체가 급여를 많이 주는지, 복지가 잘 되있는지 파악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인력난에 허덕이는 도내 중소기업들도 이번 만남의 장 행사에 대거 참여했다.
양평의 레미콘 업체 화창산업은 생산직 남자 사원 3명 정도를 채용하기 위해 탈북자와 만남의 장에 부스를 설치했다.
화창산업 관계자는 “탈북자들이 외국인 근로자에 비해 의사소통도 잘 되고 좋을 것 같아 참여하게 됐다”며 “월 130만원에 기숙사까지 제공한다”며 적극적인 채용 의지를 밝혔다.
박영수 경기중기청 과장은 “올해 1월부터 진행한 탈북자와 중소기업 만남의 장 행사에 1천500여명의 탈북자가 참가했다”며 “탈북자 2만명 시대를 맞아 탈북자 취업 등 대책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호기자 lshgo@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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