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투자처 못 찾겠다” ‘정통 재테크’ 다시 각광 9월 잔액 21조5천억 ‘최대’ 복리상품 등 마케팅도 한몫
갈 곳을 찾지 못하는 자금이 은행으로 몰리면서 적금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다.
오래된 재테크 수단으로 취급받던 정기적금은 금융위기 이후 안전자산 선호 속에 반짝 인기를 끌다가 다시 감소하는 듯했지만 최근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예금은행의 정기적금 잔액은 21조5천66억원을 기록하며 최대치를 경신했다. 전월 대비 증가액은 3천699억원으로 14개월 만에 최대치다. 지난해 말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던 정기적금 잔액은 올해 4월부터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3월에 19조7천339억원까지 떨어졌던 정기적금 잔액은 4월 19조9천350억원으로 늘었고, 5월 20조3천194억원, 7월 20조9천14억원, 9월 21조5천66억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정기적금 잔액은 지난 2004년 11월 20조473억원을 마지막으로 줄곧 20조원을 밑돌았으나, 지난해 8월 5년여 만에 20조원을 돌파한 바 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화려하게 부활한 적금은 주식시장이 살아나고 경기회복세 속에 다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1월 16조1천226억원, 3월 17조3천520억원, 5월 18조5천812억원, 7월 19조7천634억원으로 매달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던 정기적금은 차츰 증가세가 둔화되다가 지난해 12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낮은 금리의 은행을 떠났던 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다시 은행으로 쏠리면서 예ㆍ적금 모두 증가하는 추세다.
1년 미만 단기로 자금을 굴리는 예금에도 부동자금이 대기하고 있지만, 워낙 금리가 낮다보니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장기, 복리 상품에 눈을 돌리는 이들이 있는 것이다.
특히 적금의 인기가 주춤하다가 다시 증가한 데는 은행 마케팅의 힘도 컸다는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복리상품은 적금 중심이고, 스마트폰 관련 상품도 예·적금이 함께 나오면서 적금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복리 상품은 원금에 대해서만 이자가 붙는 단리와 달리, 원금에 이자를 계산한 뒤 붙어난 원금에 다시 이자를 덧붙이기 때문에 금리상승 효과가 있다.
실제로 복리상품을 보면 예금은 국민은행의 ‘KB국민UP정기예금’ 정도가 예금상품이고 나머지는 적금상품이다. 신한은행의 ‘월복리적금’, 우리은행 ‘월복리 연금식 적금’, 하나은행의 ‘비과세복리적금’, 농협의 ‘채움 월복리적금’ 등이 있다.
이선호기자 lshgo@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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