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농촌은 개방파고로 인해 농업은 산업구조상 수혜는 가장 적고 피해는 가장 크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 정부는 한미 FTA의 체결로 최대의 피해를 보게 된 농업분야에 파격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정부 당국의 확고한 의지와 일관된 노력 없이는 농업, 농촌의 가치와 위상은 갈수록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
농촌도 한미 FTA 체결의 국가적인 논리나 대세에 그대로 지역농업의 미래와 운명을 의탁해서는 곤란하다. 비록 농업이 대세를 거스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하더라도 지역농업의 가치와 이익창출에 관계되는 아이템을 찾아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전남함평의 나비축제와 국화축제의 사례는 본보기가 된다. 함평군은 관광자원이 거의 없는 열악한 지역여건에서도 봄철에는 생태관광 함평 나비축제를 펼치고, 가을에는 국화꽃대전을 창안하여 매년 200만명 이상의 외지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국향대전은 전라남도 함평군 대동면에 있는 함평자연생태공원에서 열리고 있다. 자연생태공원을 통째로 국화 향기로 물들여 놓았다고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규모도 자그마치 3만3천㎡를 넘는다. 한쪽에선 국화꽃 따기 체험 등 품격 높은 체험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만들어져 있다.
게다가 내년에는 세계 곤충엑스포를 개최하는 등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함평천지의 기적은 멈추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엄청난 부가가치와 소득을 지역에 안겨주는 나비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친환경 농업을 관광사업과 연계한 대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환경에 대한 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환경농업이 고소득의 아이템으로 옮아가고 있는 시점에서 함평군이 그린투어리즘의 실현의 장으로서 이미지를 제고시키기 위한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함평군은 나비와 국향대전을 통하여 친환경농업의 이미지가 확립됐고, 이러한 친환경이미지를 다른 농산물에 연계시킴으로써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 이렇게 농업생산과 관광체험을 연계시킨 국화 꽃 나비의 날개 짓은 지역주민과 대한민국 관광객 모두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태풍효과를 예고하고 있다.
이처럼 지역축제는 무궁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농촌지역 축제들은 그 지역홍보에 큰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그 지역의 가장 큰 수익사업이자 문화사업이 되기도 한다. 국내의 농촌지역축제들도 잘만 수행된다면 참가자들에겐 독특한 경험과 추억을, 지역사회에겐 지역 브랜드 개발과 수익창출 및 국토균형발전에 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가운데 함평천지의 성공은 매우 돋보인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대다수의 국민들은 함평이란 지명이 있었는지 조차도 몰랐던 것을 생각하면 ‘함평 나비의 날개 짓’이 전국에 ‘태풍효과’를 가져오게 된 정말 대단한 성과라고 생각된다.
다만 지자체별로 축제가 난립하는 상황에서는 시장의 크기와 잠재력을 보고 들어가기 보다는 시장의 변화를 관찰하고 들어가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무도 보고 숲도 볼 줄 알아야 한다. 해마다 5월이 되면 함평에서는 나비를 주인공으로 하는 축제를 벌이고, 가을이면 국향대전을 펼친다. 국화 꽃 나비의 날개 짓은 보드랍지만, 그 위력은 실로 대단 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강 근 태
농협중앙회 김포시지부 부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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