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로 사업지구 재검토 앞두고 ‘지역사업 지키기’ 팔 걷어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100조원이 넘는 부채 등으로 사업추진에 애로를 겪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내 기초자치단체장 및 국회의원들이 서로 앞다퉈 관련 민원을 쏟아내고 있다.
4일 LH 경기지역본부에 따르면 최근 LH는 높은 부채비율로 인해 주택수요 및 사업성이 낮은 사업지구를 재검토하면서 보상 및 추진 지연이 우려되는 곳은 모두 17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정이 이러하자 해당 지역 정치인들은 LH 경기지역본부를 상대로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민원을 적극 제기하고 있다.
지난 1일 김성제 의왕시장은 경기본부와 면담 일정을 잡고 의왕지역현안에 대해 설명했다. LH가 추진했던 의왕시 고천동 일원에 84만4천㎡를 개발하는 의왕고천중심 도시개발사업은 아직까지 실시계획승인신청을 결정짓지 못해 사업추진이 불투명한 상태이며, 장안지구 재개발도 이미 중단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의왕시는 도시개발공사를 설립해 고천중심지역과 백운지식·문화 밸리, 오매기지구, 장안지구 등의 도시개발사업을 자체적으로 추진하기 앞서 조 본부장과의 면담을 추진한 것이다.
다음날인 2일에는 안양 동안구(갑)가 지역구인 이석현 국회의원이 면담을 가졌다.
경기본부는 안양지역의 재개발·재건축 관련 진행사항과 이 의원의 지역구인 동안구 관양지구의 직할시공제 추진현황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경기본부는 지난달 초순 한나라당 당사에서 안상수 국회의원(의왕·과천)과 면담을 하기도 했다. 현재 과천종합청사가 세종시로 이전함에 따라 과천지역의 공백을 막고자 LH가 추진 중인 지식정보타운과 포일2지구 등의 현안을 논의했다.
이처럼 지자체장과 국회의원들이 LH 경기지역본부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것은 LH의 사업축소로 인해 해당 지역에서 진행 중인 각종 개발사업이 타격을 입지 않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해석된다.
이에 조성필 LH 경기지역본부장은 도내 사업지구의 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들이 제기한 민원을 들어주기 위해 분주한 일정을 보내고 있다.
LH 경기지역본부 관계자는 “개발사업이 몰려 있는 경기도지역의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들이 주민들의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본부장과 면담일정을 잡는 횟수가 최근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이형복기자 bo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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