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정상회담이 다음달 11일부터 12일까지 양일간 서울에서 열린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VIP들이 건국 이래 최대 규모로 한국에 들어온다. 또 이들은 G20 회담과 별도로 정상 간에 회담을 갖고 자국과 세계적인 현안에 대해 국가 간 협조 방안을 논의한다.
회담 참가자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등 20개국의 정상들과 함께 스페인, 에티오피아 등 초청받은 5개국 정상들이다. 그러나 이들 정상 못지않게 세계적인 주요인사들이 줄줄이 들어온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 주요 국제기구 수장들과 정상들을 수행하는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들이다. 더욱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를 비롯 세계 유수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120여명이 참석하는 B20(G20 비즈니스 서밋)이 정상회담 하루 전에 열린다. 이들은 12개 주제별 작업반(워킹그룹)에 주재자(컨비너)로 직접 참여하고 한국 기업인으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본무 LG 회장 등 15개 기업 대표가 참석한다.
그야말로 세계 정치와 경제의 큰 별들이 무더기로 한국에 들어온다.
그리고 이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뉴스메이커들로 대회기간 중의 발언은 물론이거니와 행선지 하나하나가 이슈 거리다. 이미 경주에서는 재무장관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들 회의에 제공하는 경북 영주사과가 관심거리가 됐다. 여수 세계엑스포조직위는 정상회담을 통한 이벤트를 벌이는 등 국제적 이슈에 지자체마다 마케팅이 한창이다. 서울은 급속한 산업 도시의 이미지가 아닌 유네스코 지정 디자인 도시의 이미지를 알리기 위해 분주하다.
그런데 G20에 경기도가 보이지 않는다. 비밀리에 추진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서울 행사라고 치부해 애초부터 기획조차 하지 않은 것인지 드러난 것이 없다.
지난해 9월 G20 회의를 개최했던 ‘지붕 없는 지옥’으로 불린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는 정상회담 개최 이후 ‘녹색의 젊은 도시’로 이미지 변신을 했다. 서른 살의 젊은 시장 루크 레이번스탈은 여세를 몰아 국제 컨퍼런스 7개를 유치했고 투자유치를 위해 상하이와 서울을 방문했다.
피츠버그 시장은 성공요인을 세계 각지에서 온 기자들이라고 밝혔다. 피츠버그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 신기술 생명공학분야의 핵심적인 곳을 안내했고 이들이 좋은 느낌을 갖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전 세계에서 온 3천500명의 기자가 7천여건의 기사를 쏟아냈다고 밝혔다.
경기도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 이 대목이다. 이번 G20에 동행하는 외신기자가 1천명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 그들은 정상회담 의제뿐만 아니라 개최국의 이미지를 찾기를 원한다. 기자의 입장에서 보면 자국과 관련된 자료를 찾고 경쟁언론들과 다른 스토리를 원한다.
경기도의 고민이 여기에 있어야 한다. 정상회담의 장소가 아니더라도 개최지와 인접한 경기도가 전략적으로 나서야 할 일들이 많다는 의미다. 경기도의 이미지를 알리기에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없다. 목 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는 것처럼 경기도가 먼저 외신들에게 이야기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수천달러의 홍보광고보다 수백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 기사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 IT단지를 통한 투자설명회는 기본이다. 또 성공한 스포츠 스타라도 내세워야 한다. 박지성 도로에서 김연아의 아이스링크는 물론 쌀·도자기 등 경기도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은 모두 찾아야 하고 도 전체가 홍보에 나서야 한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행사 전에 외신기자들을 초청해 지사가 직접 나서 벌이는 경기도 투어도 좋다. 서울에서 펼쳐진다고 방관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외신들에게 전화를 돌려 취재편의를 제공하는 등의 역동적인 경기도를 기대해 본다.
/최 종 식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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