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매입 사후정산제 쌀값 하락 조장”

농민단체 “벼 수매가 낮춰… 가격 형성 악영향”

농협중앙회가 지역농협에 벼 매입 사후정산제 시행을 권고하는 지침을 보낸 것과 관련, 도내 농민단체들이 농협이 쌀값 하락을 조장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벼 매입 사후정산제는 벼 매입시 지역농협이 시세의 70%~80%를 지급한 뒤 12월께 최종 쌀값이 결정되면 미지급한 차액을 추가로 농민들에게 지급하는 제도다.

 

19일 농협 경기지역본부와 한국농업경영인 경기도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농협은 지역농협에 벼 매입 사후정산제 도입을 권고하는 지침을 보냈다.

 

이에 도내 지역 농협들은 지난 8월 산지가격 도 평균가인 40㎏당 4만5천원의 70%인 3만원 가량을 선급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차액은 12월 산지 시장가격을 반영해 수맥가를 결정, 차액을 정산할 계획이다.

 

농협은 이같은 벼 매입 사후정산제 도입을 통해 지역 농협들의 선심성 고가 벼 매입을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한농연 등 농민단체들은 벼 매입 사후정산제가 도입될 경우 쌀값 하락과 경영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한농연은 특히 농협의 벼 매입 사후정산제 독려 지침은 민간 RPC들이 벼 수매가를 낮추는 기준이 되고 향후 쌀 시장가격 형성에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또 농민 소득을 보장하고 적극 지원해야 할 농협이 반농업·반농민적 작태를 보이고 있다며 벼 매입 사후 정산제 도입 지침 철회를 요구했다.

 

한농연 경기도연합회 관계자는 “농협은 이번 지침에 대해 공개 사과와 함께 즉각 철회하고, 쌀 매입 및 가격 결정에 농협이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협 경기지역본부 관계자는 “농민단체의 주장처럼 쌀값 하락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올해 작황을 볼 때 쌀값이 오히려 올라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선호기자 lshgo@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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