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 새벽’ 시인 박노해, 12년 만에 신작 발표

인류의 고통… 그속에서 찾은 희망가

시인 박노해가 12년 만에 신작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느린걸음 刊)를 발표했다.

 

군사 정부의 금서 조치에도 100만부 가까이 팔린 1984년 첫 시집 ‘노동의 새벽’ 발간 후 긴 수배 길과 지하 밀실 고문장, 사형 선고, 무기 교도소를 살다 나온 시인은 덕분에 한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인물이 됐다. 1988년 자유의 몸이 된 시인은 지난 10여년간 지구 곳곳의 가난과 분쟁의 현장을 찾아다녔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직후 전쟁터로 날아가 시작한 평화활동은 지금까지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 등으로 이어졌다.

 

이번 시집은 시인이 그 침묵의 시간 속에서 쓴 5천여편의 시 중 300편을 묶은 것이다. 시인은 “21세기 지구가 ‘생태 위기’, ‘전쟁 위기’, ‘양극화 위기’, ‘영혼의 위기’에 빠져 있다”며 “시인은 본질적으로 혁명가이자 예언자로, 목에 칼이 들어와도 억압받는 사람들 편에서 진실을 절규할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 한다.

 

시집에는 세계사의 모순과 고난, 인류의 삶의 고통과 몸부림과 함께 인간다운 삶을 위한 희망을 찾으려는 시인의 노력이 절절하게 담겨 있다.

 

시집의 제목이자 표제작인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는 어떤 경우에도 자기 자신을 잃지 말아라, 자기 영혼을 버리지 말아라,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말라는 시인의 간절한 기도이자 격려다.

 

지금 세계가 칠흑처럼 어둡고/길 잃은 희망들이 숨이 죽어가도/단지 언뜻 비추는 불빛 하나만 살아 있다면/우리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중략)//최후의 한 사람은 최초의 한 사람이기에/희망은 단 한사람이면 충분한 것이다.(시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중) 값 1만8천원

채선혜기자 cshyj@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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