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인천 등 시중가 30%에 공급 첫날 한정판매에… 주부들 “기대 못 미쳐” 불만
“그나마 싼 가격에 배추를 구할 수 있어 천만다행이지만 서글픈 마음도 듭니다”
농협이 배추가격 안정을 위해 나선 첫 날, 경기도내 주부들의 반응은 남달랐다.
7일 수원시 권선구 구운동에 위치한 농협수원유통센터에는 이른 아침부터 주부들의 발길이 몰려 들었다.
한 포기당 1만원을 호가하는 배추를 이날 30% 이상 싸게 팔면서 도내 주부들이 대거 몰려 저렴한 배추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농협은 이날 9시부터 수원유통센터를 비롯한 고양, 성남 등 5개 지점에서 배추를 한포기당 30~40%씩 싸게 판매키로 하면서 수급 안정에 나섰다.
2천여 포기의 배추를 시중 가격보다 싸게 판매키로 한 첫날, 수원하나로클럽에서는 배추를 저렴하게 구입하려는 주부들이 몰렸지만, 1인당 3포기씩만 한정 판매하면서 주부들의 반발이 거셌다.
화성에서 뉴스를 듣고 온 정모씨(30)는 “한 사람 당 9포기를 구매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3포기씩만 살 수 있다니 실망”이라며 “시중보다 싸긴 하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허탈한 감정을 나타냈다.
이처럼 주부들의 발길이 몰리면서 주말 고객이 더 몰릴 것을 우려한 유통센터측은 번호표를 준비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춰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했다.
수원시 정자동에서 온 주부 최모씨(50)는 “식구들한테 당분간 배추를 먹지 말라고 요청했는데 그나마 싸게 나온 상품이 있어 다행”이라며 “추석이 지나면 조금씩 담가 먹던 김치를 먹지 못해 아쉬웠지만 이제는 조금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 부평구 부평농협에서 열린 농산물시장에도 인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날 인천 부평농협에서는 배추 1망이 3포기에 9천300원으로 도매시장 경락가보다 40% 이상 저렴해 900망이 오전에 다 팔리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인천 부평구 십정동 이모씨(62)는 “김장이 아니어도 우선 먹을 수 있는 김치라도 담글 수 있어 다행”이라며 “떨어지기 전에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전화를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수원유통센터 관계자는 “채소류의 가격 상승으로 밑반찬을 만들기 위한 버섯, 콩나물 등의 매출이 20% 이상 급성장하고 있다”며 “당분간 높은 가격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가 정책적으로 나선 만큼 앞으로 안정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현·박용준기자 jh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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