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제대로 알고 돈 굴리면 이자 재미 ‘쏠쏠’

수원시 정자동에 거주하는 주부 손모씨(54)는 최근 이자를 조금이라도 더 받을 생각에 인근 저축은행에 예금을 맡길까 고민하고 있지만 저축은행이 안전한지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저축은행도 제대로 알고 거래하면 쏠쏠한 재미를 볼 수 있다. 현재 저축은행은 1년제 정기예금에 최고 연 4.5~4.6%까지 주는 곳이 있으며 적금의 경우 연 5~6%까지 받을 수 있다. 다음은 안전하게 저축은행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 경영공시 안 하는 곳은 과감히 피하라 

전국 105개 저축은행은 의무적으로 반기와 기결산 때 경영상황을 해당 저축은행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야 한다.

 

공시 내역 중에는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 등이 나온다. 금융감독당국은 BIS 비율 8% 이상, 고정이하여신비율 8% 미만인 곳을 우량 저축은행인 ‘8·8클럽’으로 분류하고 있다.

 

경영공시 안하는 곳 피하고 꼼꼼한 건전성 진단은 필수

그룹·대기업 계열 비교적 안전… 직접투자는 신중해야

1년 정기예금 최고 연 4.6% 적금은 연 5~6%까지 받아

관련 규정에 따르면 6월 결산 법인인 저축은행은 반기는 2개월 내(2월 말까지), 기결산은 3개월 내(9월 말까지)에 알리도록 돼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시를 제때 하지 않는 저축은행이 꽤 많다는 점이다. 2009회계연도(2009. 7월~2010. 6월)에도 대전, 늘푸른, 인성, 한주, 삼화, 미래, 미래2 등 7개 저축은행이 공시 기한인 9월 말이 지난 1일 현재 공시를 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제때 공시가 안 된 저축은행의 경우 해당 지점을 방문해 건전성을 꼭 따지고 거래하는 게 좋다.

 

■ 그룹이나 대기업 계열이 비교적 안전

저축은행도 몸집이 크고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곳일수록 안전하다. 솔로몬을 비롯해 현대스위스·부산·한국·제일처럼 계열사가 여러 개 있는 저축은행 그룹이 상대적으로 위기대응 능력 등에서 우세하다.

 

무엇보다 자산규모가 2조원 이상 되는 곳은 어느 정도 안정적인 게 사실이다. 자산규모가 2조원 이상 되는 곳은 감독당국의 집중 관리대상이기 때문에 분식회계 등에 대한 우려는 매우 적다.

 

동부(동부 그룹)나 새누리(한화 그룹), 흥국(STX) 같은 대기업 계열 저축은행도 믿고 거래할 만하다. 대기업 계열 저축은행의 경우 모기업의 평판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보다 신중하게 경영할 수 밖에 없다.

 

■ 직접투자는 신중하라

다만 저축은행의 후순위채권 구입이나 주식 매입은 다소 신중할 필요가 있다.

 

연말까지 일부 저축은행들의 후순위채권 발행이 추가로 예정돼 있지만 금리나 만기조건 등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에게 썩 좋은 조건은 아니라는 게 재테크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저축은행의 후순위채는 만기가 5년 이상인데다 금리는 연 8%대 안팎이다. 같은 신용등급의 회사채보다 수익률이 훨씬 떨어지고 저축은행 파산시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저축은행 주식 매입은 부동산 경기 등을 감안할 때 꼼꼼히 따진 뒤 투자해야 한다. 저축은행 업계는 지난해 회계연도에 4천72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앞으로 2~3년간은 경영난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의 상품을 면밀히 분석하면 저금리 시대에 재태크 수단이 될 수도 있지만 직접 투자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복기자 bo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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