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우리나라 서울에서 세계 주요 정상들이 모두 참여하는 제5차 G20정상회의가 열린다. 아시아 최초로 개최되는 이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사회 각계는 벌써부터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번 G20정상회의는 무엇보다 국내외적으로 국격(國格)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정상회담 기간 우리는 성숙한 시민정신과 고유문화를 유감없이 보여주어야 한다. 정부도 이를 위해 ‘G20 글로벌 시민되기’ 실천과제 등을 발굴하여 전 세계에 우리나라를 선진문화국가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인식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물론 국격은 일회성 국제행사를 통해 갑자기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평소 우리 국민이 지니고 있는 시민의식과 세련된 시민문화 그리고 기초질서 확립의 정신이 서로 융합이 될 때 비로소 그 나라의 국격과 브랜드가치는 올라가게 된다.
사회 여러 분야의 세심한 준비와 노력도 필요하지만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높은 관심과 선진화된 시민의식이 중요한 이유다. 이런 관점에서 그동안 무의식 속에 잠재돼 있는 우리만의 관습과 행동양식을 한번쯤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선진화된 시민의식 속에는 글로벌한 마인드, 남을 존경하는 마음씨, 준법정신, 윤리의식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필자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올바른 운전문화’다. 눈살을 찌푸리지 않게 하는, 입에서 거친 말이 나오지 않게 하는 올바른 운전의 실천이야말로 성숙한 시민사회를 지탱하는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 자동차 등록대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1천733만대에 이른다. 가구당 0.9대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운전면허 소지자수는 2천582만2천명으로 전 국민의 53%가량이나 된다.
자동차 사고 건수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작년 한해 23만1천990건으로 자동차 1만대당 사망자수가 2.8명꼴이다. 가까운 일본의 1.0명에 비해 약 3배나 높다. OECD 33개국 중에서도 꼴찌나 다름없는 28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우리나라의 교통인프라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전국을 사통팔달 연결하는 교통인프라가 구축되어 있고, 자동차 품질도 놀랄 정도로 좋아지고 있다. 여기에 전국 방방곡곡을 손바닥 들여 보듯 자세하게 안내하는 카내비게이션이 장착되어 운전할 수 있는 여건은 가히 환상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통사고의 건수가 확연히 줄지 않고 있는 것은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운전문화가 정착되지 못한데서 기인되지 않나 판단된다.
필자는 자가용으로 매일 서울에서 수원까지 출퇴근을 하고 있다. 그런데 평균 이틀 걸러 크고 작은 교통사고를 목격한다. 한국교통연구원발표에 따르면 매년 교통사고와 교통혼잡으로 인한 사회적비용이 약 37조5천억원으로 GDP대비 4.8%에 달한다고 하니 놀라울 뿐이다.
운전문화는 사회의 다른 여러 예절보다 더 중요시해야한다. 왜냐하면 부주의한 교통사고는 인명 피해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은 운전 중 휴대폰을 손에 들고 운전하는 사람, 담배를 입에 물고 운전하는 사람, 신호 위반, 상습 끼어들기, 터널안 차선변경, 음주운전, 급차선 변경, 깜빡이를 아예 켜지 않은 사람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안전운전 수칙을 무시한 운전 행태를 보이고 있다.
교통사고의 대부분은 기본적인 운전수칙을 무시하고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아 발생하는 인재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우리 모두 나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올바른 운전문화를 생활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부도 음주운전이나 운전 중 휴대폰사용 등 교통안전수칙을 위반한 경우 보다 엄격한 처벌규정을 강화하고, 보수교육의 심화와 각종 계도를 통해 올바른 운전문화정착에 힘써야 한다. G20정상회의가 의장국으로서, 경제적 지위에 걸맞은 국격을 보여주는 좋은 기회다. 김태훈 대한지적공사 경기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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