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한 수분 섭취로 ‘건성안’ 완화될 수 있어

의학칼럼

에어컨과 선풍기가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사무실에 하루 종일 앉아있다 보면, 겨울철 못지않게 눈이 뻑뻑해지고 충혈되기 쉽다. 게다가 어쩌다 문밖에라도 나서면 쨍쨍 내리쬐는 자외선 때문에 눈이 시릴 정도다. 흔히 건성안은 날씨가 건조하거나 바람이 많은 계절에만 주의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에어컨은 실내 공기 자체를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에, 냉방중인 실내에서만 계속 지내거나 차량에서 에어컨을 틀어 놓고 장시간 운행하다 보면 건성안이 악화될 수 있다.

 

눈물은 눈알을 잘 적셔서 눈을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눈물을 생성하지 못하거나 눈물의 성분이 부족해 빨리 마르게 되면 눈이 불편해지는데 이를 ‘건성안’이라고 한다. 눈물은 정상적으로도 나이가 들면 분비량이 감소된다. 그러나 대체로 연령과 관계 없이 주위 환경이 건조하거나 체온 하강, 연기나 먼지 자극 등에 의해 눈물 생성이나 분포에 이상이 생기기 쉽다. 또한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은 날은 눈물 분비가 더 안 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건성안이 나타난다.

 

장기간의 응시로 인해 눈 깜박임이 줄어들면서도 많이 발생하는데,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1분에 20~30회 눈을 깜빡이지만 책이나 컴퓨터를 볼 때는 눈꺼풀의 깜박거리는 횟수가 줄어들어서 눈이 쉽게 마르고 그로 인해 건조감이 더해지기 때문에 건성안을 발생시킬 수 있다.

 

또한 항고혈압제, 항우울제, 항히스타민제, 항부정맥약물 또는 경구피임약, 감기약, 이뇨제 등도 눈물을 감소시키는 요인이 된다. 또 녹내장이나 기타 눈의 질환으로 안과 전문의와 상의 없이 안약을 장기간 점안했을 경우에도 건성안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런가 하면 눈물의 양은 정상이지만, 눈물의 질이 문제인 경우도 있다. 평소에 우리 눈을 보호하는 기본적인 눈물은 크게 지방층, 수성층, 점액층의 3가지 성분으로 구성되는데 이중의 한 가지라도 부족하게 되면 눈물의 층이 불안정해 쉽게 마르게 된다.

 

부족한 눈물을 보충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만든 눈물(인공눈물 또는 연고)을 점안하는 것이 가장 주된 치료다.

 

인공눈물은 근본적인 치료를 하는 약이 아니고 단지 부족한 눈물을 임시로 보충해주는 역할만을 하기 때문에 증상이 좋아졌다고 해서 마음대로 중단해서는 안 되며 의사의 지시에 따라 계속해서 사용해야한다. 또한 환자 스스로 진단해 섣불리 약을 투여해서도 안 된다.

 

인공눈물로도 효과가 없을 경우에 코 쪽으로 눈물이 빠져나가는 눈물점을 막는 방법이 있다. 처음에는 흡수성 재질인 콜라겐으로 만들어진 누점마개를 삽입해 보아서 효과가 있으면 녹지 않는 실리콘 재질의 마개를 삽입한다.

 

건성안 증상을 완화시키려면, 충분한 수분의 흡수를 위해 하루 8~10컵 정도의 물을 마시는 게 좋다. 또 책을 읽거나 TV를 볼 때 눈을 자주 깜박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하범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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