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 ‘일거다득’ 마케팅 시대

중국 춘추시대 노나라에 변장자(辨莊子)라는 사람이 있었다. 한 번은 산에 호랑이 두 마리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고 즉시 장검을 챙겨 산으로 호랑이를 잡으러 올라갔다. 호랑이 두 마리가 소 한 마리를 두고 서로 잡아먹으려고 으르렁 거리며 싸우고 있는 중이었다. 변장자가 이를 잡으려하자 뒤에 있던 아이가 말리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지금 호랑이 두 마리가 싸우는 중인데 결국 힘이 약한 호랑이는 힘센 호랑이에게 물려 죽게 될 것이고, 힘센 호랑이도 격렬한 싸움으로 인해 상처를 입고 기진맥진해질 것이니, 바로 이때를 기다려 상처 입은 호랑이를 잡게 되면 두 마리를 다 얻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을 들은 변장자는 호랑이들이 싸우는 추이를 지켜보다가 상처 입은 호랑이를 잡아 결국은 호랑이 두 마리를 잡았다고 한다.

 

‘일거양득(一擧兩得)’이란 바로 이를 두고 일컫는 말이다.

 

하나의 소재로 다양한 상품 개발

그러나 요즘은 일거양득으로는 만족하지 않고 ‘일거다득(一擧多得)’ 즉 ‘원 소스 멀티 유스(one source multi-use)’의 시대로 발전했다.

 

이는 하나의 소재를 서로 다른 장르에 적용해 파급효과를 얻는 마케팅 전략으로, 문화산업재의 온라인화와 디지털 콘텐츠화가 급진전되면서 각 문화상품의 장르 간 장벽이 허물어지고, 매체 간 이동이 용이해 짐에 따라 하나의 소재(one source)로 다양한 상품(multi-use)을 개발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 하는 전략을 말한다.

 

이와 같은 전략은 미국에서 1930년대에 신문만화로 시작해서 TV시리즈로 방영되고, 다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으며 90년대에 영화로도 제작되어 성공을 거둔 ‘아담스 패밀리’에서 초기 전형으로 찾아볼 수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도 ‘아기공룡 둘리’가 만화로 시작해 TV 및 극장용 애니메이션, 뮤지컬, 게임, 교육용 비디오 및 많은 캐릭터 상품으로 나온 것도 좋은 본보기다.

 

특히 국산 토종 캐릭터인 ‘뽀로로’는 이미 세계 90여 개국에 수출돼 4천여억원을 벌어 들였으며, 유아용 애니메이션, 완구, 동화책, 만화영화, 식품, 의류 등 16개 분야에서 6만개 이상의 각종 상품이 개발돼 ‘원 소스 멀티 유스’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근래에는 창구효과가 큰 문화산업의 특성에 맞춰 아예 기획 단계부터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캐릭터상품 개발 등을 목적으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하나의 인기 소재만 있으면 추가적인 비용을 최소화 하면서 다른 상품으로 전환해 높은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또한 관련 상품과 매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저렴한 마케팅 및 홍보비용으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비용 최소화로 효과 높아 ‘각광’

이같은 ‘원 소스 멀티 유스’의 효과는 열린 사고와 발상의 전환만 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안산은 조선 후기 정조시대의 유명한 학자이자 화가인 단원 김홍도가 자란 곳이다. 그래서 단원구가 있고 단원경찰서, 단원미술관이 있으며 단원예술제도 매년 개최하고 있다.

 

차제에 시민이 일구는 문화도시라면 단원광장, 단원로, 단원호수, 단원역, 단원문화예술의전당 등 공공시설물에 널리 활용하고, 더 나아가 안산시 명칭도 단원시로 바꾸어 단원 생가복원, 단원박물관 건립, 단원관련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영화, 연극 등 문화상품에도 적용하여 명실공히 단원이라는 원 소스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여 도시의 네임 벨류(Name value)를 높임은 물론 시민의 자긍심을 갖게 함으로써,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복합적인 기대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진석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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