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지메<여신의미>’ 부산 방언서 유래”

동아시아전통문화硏 학술세미나… “지신밟기, 中 놀이서 영향”

일본 최고의 신격을 일컫는 용어인 ‘아지메’가 한국의 부산 방언인 ‘아지메’에서 유래됐고, 한국의 농촌전통문화인 ‘지신밟기’는 중국의 ‘동북앙가(東北秧歌) 놀이’의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몽골 등 동북아시아 각국 전통연희의 탄생배경 및 변이·전승과정 등을 파악하는 데 구체적인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주장은 지난 20일 동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원장 김용국)이 주최하고 경기문화재단, 경기일보 등의 후원으로 열린 ‘신과 인간의 예술’을 주제로 한 국제학술세미나에서 나왔다.

 

일본의 미타 노리아키 미즈호 아악회 수석악사는 ‘신도의례와 예능-궁중 미카구라 서론’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일본의 토착 신앙인의 의례 중 궁중 미카구라에서 여신을 의미하는 ‘아지메’의 어원은 현재 한국의 부산 방언 중 연배의 여성을 호칭하는 ‘아지메’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에서 지금은 ‘아줌마’를 일컫는 아지메가 예전에는 여신 또는 천녀에 대한 호칭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한국에서는 일찍이 정중도가 높았던 말이 시대가 변함에 따라 비근하게 쓰여지고 있는 예는 적지 않다”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다음 발제자로 나선 박승권 중국 중앙민족대학 교수는 ‘중국 동북앙가놀이의 연희성에 대하여-신에 대한 제의에서 대중오락으로’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한국 농촌의 전통문화 중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는 ‘지신밟기’는 청나라 이후 중국 전역에 걸쳐 진행됐던 민속 행위인 ‘앙가놀이’와 유사성이 많다”며 “한국의 지신밟기에 나오는 두레패 혹은 걸립패들은 중국 앙가대와 마찬가지로 마을을 돌며 흥을 돋우는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의 경우 한 마을이나 혹은 집에 두 개 이상의 앙가대가 드는 경우 ‘타대태’라는 앙가싸움을 하는데, 한국의 두레패 역시 마찬가지로 두레싸움을 하는 것이 눈에 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세미나를 준비한 김용국 동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장은 “세미나를 통해 동아시아 각국이 서로에게 문화를 어떻게 전파했고 어떤 영향을 줬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윤철원기자 ycw@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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