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법, 부인 둘째 임신 감안해 6개월 감형, 징역 1년 6월 선고
인터넷 게임에 빠져 신생아 딸을 방치해 굶겨 죽인 아버지에 대해 법원이 곧 태어날 둘째 아이에게는 아빠 노릇을 제대로 하라며 감형했다.
서울고법 형사8부(성낙송 부장판사)는 캐릭터 양육 게임에 중독돼 생후 3개월 된 딸을 방치해 아사(餓死)시킨 혐의(유기치사)로 구속기소된 김모(41) 씨에게 원심보다 6개월 줄어든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저체중으로 태어난 딸을 돌보지 않고 숨지게 한 것은 게임중독의 해악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며 "김씨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 인간성 황폐화와 생명 경시 풍토에 경종을 울리고 유사 사례를 막기 위한 사회적 관심과 대책을 촉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김씨의 부인이 오는 8월 출산 예정이고 이 아기의 건강한 양육을 위해서는 아버지의 역할도 절실히 필요하다"며 "김씨 부부가 늦게나마 뉘우치는 점 등을 감안해 형을 6개월 감형한다"고 덧붙였다.
김씨 부부는 지난해 9월 태어난 지 3개월 된 미숙아 딸을 집에 혼자 두고 인근 PC방에서 가상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온라인 게임 '프리우스'에 장시간 몰입하다 결국 딸을 굶겨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현대사회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비인간적인 김씨 부부위 행위로 세상에서 가장 존귀하고 소중한 어린 생명이 기아로 숨졌다"며 김씨에게 징역 2년을, 김씨 부인에 대해서는 둘째를 임신 중이라는 이유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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