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연금이 도입된 이후 지난 3년 동안 주택연금을 이용하기 위해 지사를 직접 방문, 자신의 인적사항을 밝히고 상담을 받은 고객은 2007년 하반기에 193명, 2008년에 292명, 2009년에 350명, 올들어 현재까지 213명 등 총 1천48명에 이른다.
자신의 인적사항을 밝히지 않아 통계에 잡히지 않는 고객들도 약 3배 정도에 달한다.
이처럼 주택연금 가입상담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연금 도입 초기에는 실버세대들이 직접 상담을 하고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며칠 뒤 자녀들이 찾아와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사례가 많았다.
자녀들이 상담창구로 찾아와 ‘누구 마음대로 집을 처분하느냐’며 계약서를 찢어버리는 등 초기엔 집을 두고 부자 간, 고부 간 갈등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녀들이 먼저 부모에게 가입을 권유하는 사례가 많다.
분당에 사는 박모 씨는 용인에 사는 친가 부모에게 연금 가입을 권유했으며, 고양에 사는 처가 부모에게도 이용토록 했다.
또 안양에 사는 이모 씨는 자녀들이 주택담보대출을 대신 갚아주며 주택연금 가입을 권유해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노후 준비를 제대로 못한 실버세대들 사이에 ‘집은 자녀에게 물려줄 유산이 아니라 노후 대비용으로 쓸 수 있는 재산’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다.
그러나 경기침체로 자녀들이 직장을 잃거나 소득이 줄면서 생활비 지원이 줄어들자 유일한 재산인 집을 담보로 스스로 생활비를 충당하려는 실버세대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 자녀세대들도 부모의 주택은 ‘상속’의 대상이 아니라 부모의 ‘노후’를 위해 써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비록 3년이라는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주택연금 상담창구의 풍경은 이처럼 많이 변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지만 우리들의 주택연금에 대한 이해도는 더욱 빠르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것이다.
부모 재산은 나와 상관없으니 생전에 편안하게 쓰시라고 권하고, 부모들은 상속에 대한 미안함을 털어내고 주택연금 상담창구를 편안하게 이용하여, 제2의 인생을 누리는 실버세대들이 많아지는 시점이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가 진정한 복지국가로 발돋움하는 날일 것이다.
문근석 주택금융공사 경기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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