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금 이자부담… 준공승인 연기를”

아파트 계약자들 입주 개시일 늦추려 ‘하자 민원’ 등 잇단 제기

경기도내 상당수 아파트 계약자들이 중도금 이자 등의 부담을 덜기 위해 사용(준공)승인을 연기해 달라며 민원을 제기,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이들 계약자들은 주로 아파트 배수 및 기반시설 미비 등을 표면적으로 내세워 사용승인에 제동을 걸고 있는 것이다.

 

14일 입주예정자들에 따르면 최근 입주 물량이 많은 용인·김포·파주 등을 중심으로 각 시청 주택과에는 아파트 사용·준공승인을 내주지 말라는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계약자들이 사용승인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승인이 난 시점부터 해당 아파트의 권리와 의무가 건설사에서 계약자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중도금 무이자 조건을 내건 아파트의 경우 건설사가 최초 입주지정개시일 전까지 이자를 대납하지만, 사용승인 이후 입주가 시작되면 계약자가 이자를 내야 한다.

 

또 입주 지연에 따른 연체이자 의무도 사용승인 이전에는 건설사의 책임이지만, 이후에는 계약자가 잔금 미납에 따라 높은 연체 이자를 물어야 한다.

 

이에 최근 아파트 거래 부진과 가격 하락의 이중고를 겪는 계약자들은 가능하면 사용승인과 입주개시일을 늦추려 하고 있다.

 

한달에 1번꼴로 사용승인 요청이 들어오는 김포시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이 같은 입주예정자들의 민원이 하루 한두 건에서 최근 열배 이상 늘었다.

 

김포 풍무동의 A아파트는 입주예정자들이 하자를 이유로 사용승인 거부를 시청에 강력히 요청했다. 그러나 시는 자잘한 하자에 대해서는 추후 하자보수 확약서와 보증금 예치 증서를 첨부하면 절차에 따라 사용검사 필증을 교부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또 용인 성복동의 B아파트 입주예정자들도 도로 등 기반시설 미비와 부실공사를 문제 삼아 사용승인을 집단적으로 거부하고 있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고양 식사지구, 남양주 진접 등 도내 곳곳에서 사용승인을 연기하려는 계약자들의 민원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용인의 한 부동산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경기가 좋을 때는 입주를 1~2주 정도 당겨 줄 수 있냐는 민원이 많았지만 입주 직전까지도 집이 안 팔리는 요즘에는 입주를 늦춰달라고 호소하는 계약자가 많다”고 말했다.  /이형복기자 bo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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