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가 함께 행복한 경기도 만들기

매년 7월1일부터 7일까지는 여성주간이다. 때문에 지난 한 주일 동안 여성 관련 각종 기념행사가 풍성했다. 여성주간 기념식에서는 여성의 권익 향상과 양성 평등 실현에 기여한 유공자에 대한 포상도 이루어진다. 올해의 여성주간 기념식은 경기도가 특별한 상을 받았기에 더욱 뜻 깊었다. 여성가족부가 실시한 ‘2009년 성별영향평가 추진실적 종합평가’에서 경기도가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된 것이다.

 

성별영향평가란 교통영향평가나 환경영향평가처럼 각종 공공사업이나 정책을 집행할 때 여성과 남성의 서로 다른 특성, 요구, 사회적 조건 등을 고려하여 남녀가 모두 만족하고 행복해지는 정책을 펼칠 수 있게 해주는 제도이다. 경기도가 성별영향평가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었다는 것은 경기도가 추진하는 모든 사업에서 남성들이 받고 있는 정책적 수혜를 여성들도 동등하게 받고 있는가를 체계적으로 점검하여 성별 균형을 맞추고자 노력한다는 의미이다.

 

성별영향평가 최우수 기관 경기도

 

큰 상을 받고 나니 새삼스레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경기도의 실제 성평등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성평등 수준을 객관적으로 말해주는 지표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주로 국제적인 비교를 위해 국가 단위로 산출되었기 때문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지자체 단위의 성평등 수준을 종합적으로 나타내주는 지표는 찾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우리나라에서도 지역별 성평등 지표를 산출하고 비교하는 움직임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배경에는 국제적으로 비교되는 여성권한척도나 성별격차지수 같은 주요 성평등지수의 우리나라 순위가 경제적 지위에 걸맞지 않게 매우 낮다는 부끄러운 현실이 존재한다. 낮은 성평등 수준이 국가 이미지나 국가 브랜드 가치 등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인식을 갖게 되면서 국격 제고를 위해 성평등지수를 관리할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이를 위해 지자체별 지표 관리도 필요해진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의 하나로 올해부터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성인지 통계 웹사이트에 16개 자치단체의 5가지 성평등 지표 순위가 공개되었다. 이들은 우리나라의 성평등지수 순위 향상을 위해 반드시 끌어올려야 할 중점 관리 대상 지표들이다. 웹 사이트에 공개된 각 지표별 경기도의 순위를 살펴보면 여성경제활동참가율 12위(47.8%), 관리자 중 여성 비율 8위(8.3%), 전문가 중 여성 비율 14위(41.6%), 성별 임금 격차 6위(65.6%), 광역의원 당선자 중 여성 비율 5위(14.3%)이다. 5개 지표를 종합한 경기도의 점수는 하위에 속한다. 이에 비해 2006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개발한 지역성평등지표에서의 경기도 순위는 16개 지역 가운데 종합 5위였다. 2006년 지표는 총 9개 항목으로 출생 성비, 평등 대우 인식의 성별 차이, 야간보행에 대한 두려움의 성별 차이 등이 추가로 포함되어 있어서 국제적인 성평등지수에 포함된 핵심 지표만을 비교했을 때와 순위가 달라진 탓이다.

 

‘성평등정책’ 타 지자체 본보기 돼야

 

큰 상을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큰 기대와 책무를 떠안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성가족부는 앞으로 국가성평등지수를 정기적으로 작성하여 발표하고, 각 지자체별 성평등지수의 개발도 장려할 계획이라고 한다. 국제기구에서 해마다 국가별 성평등지수 순위를 공개하듯이 머지않아 경기도를 포함한 전국의 자치단체별 성평등지수가 해마다 공개될 것이다. 전국 16개 자치단체와 모든 중앙 부처의 본보기로서 여성과 남성이 함께 행복한, 성평등 경기도를 만들기 위한 경기도의 진정한 고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손영숙 道가족여성연구원 성평등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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