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생각이 가감 없이 들린다면?

10여개 문학상 받은 판타지 스릴러

등장인물 간 우정 통해 희망 보여줘

모든 생각이 소리(노이즈)로 들리는 프렌티스 타운. 마을을 덮친 노이즈 세균은 여자들을 모두 말살시키고, 50명 남짓한 남자들만 살아 남았다. 세균에 감염된 사람들은 서로의 생각뿐 아니라 동물들의 생각까지도 들을 수 있다. 서로의 생각이 가감 없이 들리는 이 세상에서 사람들은 상대의 생각을 듣지 않는 것도, 자신의 생각을 숨기는 것도 불가능하다.

 

가디언 문학상, 제임스 트림트리 주니어 어워드, 북트러스트 틴에이지 프라이즈 등 10여 개의 권위 있는 문학상을 모두 휩쓸며 영국 판타지문학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패트릭 네스의 판타지 스릴러 ‘카오스 워킹-절대 놓을 수 없는 칼 1·2’(문학수첩 刊)가 출간됐다.

 

프렌티스 타운의 유일한 소년인 토드. 어느날 토드는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악어 늪지대에서 난생 처음 세균에 감염되지 않은 소녀 비올라를 만난다. 그러나 이것이 발단이 돼 토드는 영문도 모른 채 마을에서 쫓겨나고 비올라와 끝 모를 모험을 시작하게 된다. 두 사람의 모험과 함께 하나씩 밝혀지는 프렌티스 타운의 비밀이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이야기는 정점에 치닫는다.

 

소설 전반을 지배하는 ‘노이즈(소음)’는 소설의 핵심이자 소설을 가장 매력적으로 만드는 장치다. 마을의 남자들이 내뿜는 노이즈는 세균에 감염되지 않은 여자들의 정적과 대비되는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한다.

 

저자는 인터넷, 문자, 네트워크 등 온통 소음으로 가득 찬 오늘날의 세상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만약 넘치는 정보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면, 서로의 생각을 가감 없이 듣게 된다면, 10대가 이런 상황에 놓인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프렌티스 타운과 토드라는 주인공을 창조하게 된 배경이 됐다.

 

소설은 어두운 회색빛 그늘을 드리우면서도 등장인물 간의 우정을 통해 희망을 보여준다. 또한 인간의 탐욕과 광기, 미래 사회에 대한 불안, 그리고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는 인간의 모습 등을 성장소설과 SF 스릴러라는 장르 속에 녹여 내며 판타지 소설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값 각 권 1만원

 

 

/윤철원기자 ycw@ekgib.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