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도 인재양성이 필요

민선5기 자치단체장들의 임기가 오늘부터 시작됐다. 짐짓 축하를 받는 즐거움보다 앞으로 산적한 현안에 대한 책임감에 어깨가 무거울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지방자치시대에 대한 기대 또한 크다. 초심을 잃지 않고 후보자시절 내걸었던 공약들, 특히 민생분야를 비롯해 복지, 건설, 문화 등 주민과의 약속들이 하나하나 현실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문예회관 느는데 운영인력 태부족

공약 중에는 헛된 약속으로 끝나지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 특히 문화예술분야가 그렇다. ‘지역문화의 활성화’, ‘문화의 향기가 넘치는 고장’, ‘문화예술의 도시 만들기’ 등 추상적인 내용만 있고 구체적인 정책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사실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전국 곳곳에는 경쟁적으로 복합문화센터를 건립해 운영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회관 연합회에 가입돼 있는 아트센터만도 140개 기관에 이르고, 현재 건설 중이거나 앞으로 개관할 아트센터도 30여개나 된다.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228개인 점을 감안하면 시군구 중 75% 이상이 아트센터가 있는 셈이다. 현재 도내에도 18개 문화예술회관이 있다.

 

물론 많은 공연시설이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진 않는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효과적으로 운영하느냐에 있다. 한국문예회관연합회가 조사한 2009년말 자료에 의하면 전국 문예회관 평균 재정자립도는 겨우 18.9% 밖에 되지 않는다. 중앙정부기관이 48.5%이고 민간기관이 60.8%인 점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공공 아트센터의 재정자립도가 낮은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수익성보다는 공공성을 중요시하는 게 가장 큰 이유이지 아닐까 싶다. 하지만 무작정 공공성만 강조할 수만은 없는 일. 이제는 지금보다 아트센터를 좀더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예술기획, 무대기술, 예술행정 등 각 분야별로 전문화가 선행돼야 하고 적재적소에 적성과 능력에 맞는 인재가 배치돼야 효율성을 기할 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전국적으로 문예회관은 계속 늘어나는데 비해 이 시설을 운영·관리하는 인원은 아직 수준에 못 미치는 형편이다. 흔히 사람은 많은데 쓸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한다. 또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환경과 조건을 충족시켜 주어야 하는데 지역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요건을 충족시켜주지 못할 경우에는 속수무책인 경우가 있다. 요즘처럼 사회가 다양화, 전문화, 첨단화되는 상황에서 역량있는 인력의 수요는 날로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이 따라주지 못하고 있다.

 

질높은 서비스 위해 전문가 육성 시급

오히려 지역에 연고를 갖고 있는 전문인력이 서울이나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는 현실은 안타깝기만 하다. 그렇다고 맥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이미 대기업에서는 지역전문가 육성을 위해 외국에 장기간 파견하기도 하고 같은 직종에 지속적으로 보직을 주어 회사나 본인 스스로 전문화를 꾀하고 있다. 아트센터 종사원들은 물론 관련 공무원도 다른 지방 아트센터의 시설이나 운영을 벤치마킹 하도록 함으로써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나게 함은 물론 해외에도 내보내 21세기 글로벌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문화예술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공연장은 문화서비스 기관이다. 보다 다양하고 질높은 문화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경영마인드까지 갖춘 인재양성이 필요하다. 그것이 실현될 때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한단계 높여주고 진정한 소통과 화합을 이루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한진석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관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