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교·놀이터 2시간마다 순찰?

도내 2천800여개소… 지구대·파출소 인력 부담 ‘탁상행정’ 우려

경찰이 아동범죄 예방을 위해 도내 2천800여개소의 취약장소에 ‘아동안전 지킴이 함’을 설치하고 순찰활동을 강화하도록 지시했으나 치안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9일 경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아동 성폭행 사건이 잇따르면서 아동범죄 취약장소에 효율적인 순찰활동을 벌이기 위해 도내의 경우 초등학교 1천169곳을 비롯해 놀이터 및 공원 1천614곳 중 498곳 우선설치, 재개발지역 14곳 56개소에 ‘아동안전 지킴이 함’을 설치하도록 했다.

 

내달 1일부터 초등학교의 등·하교 시간대에 2시간 간격으로 순찰활동을 벌이고 놀이터와 공원에서는 방과후부터 일몰시간대까지 2시간 간격으로 1회 이상 순찰 활동을 실시한다.

 

일선 지구대와 파출소의 1일 근무인원이 8~12명으로 관할지역내 초등학교가 많을 경우 순찰인력이 현실적으로 부족해 형식적인 순찰활동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학교주변만 방범활동을 강화할 경우 ‘치안 공백’ 마저 우려되고 있다.

 

수원 A파출소의 경우 1일 근무인원이 12명으로 관할지역내 초등학교가 8곳에 이른다. 순찰차를 이용해 이들 학교들을 순회하기에도 빠듯한 상황이다.

 

또 B파출소(근무인원 9명)도 관할 초등학교가 7곳이며, 치안 수요가 많아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C파출소(14명)의 경우도 관할 초등학교가 5곳, 1일 근무인원이 4명인 E파출소는 3곳의 초등학교를 담당해야 한다.

 

일선 파출소 A경위는 “아동범죄 취약장소에 대한 순찰활동 강화를 통해 일시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될 수 없다”며 “퇴직 경찰·군인·교원 등을 활용한 배움터지킴이와 같이 학교내 상주해 아동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전문인력 보강이 보다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청 관계자는 “관할 지역이 많은 파출소의 경우 순찰인력 부족으로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아동범죄 예방 차원에서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며 “시행이후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일선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원재·박성훈기자 chwj74@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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