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지난달比 110원↑…유로·엔화도 가세 카드 대체·마이너스통장 개설 등 허리띠 졸라
최근 환율이 상승하면서 가뜩이나 허리 펼 날 없는 기러기 아빠와 유학생 부모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2일 원달러 환율은 1천227원으로 한달 전인 지난달 3일 1천117.5원에 비해 110원 가까이 오른 것은 물론 유럽 유로화와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 등도 대부분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환율이 지속적으로 오르자 국내에서 자녀와 부인 등의 생활비 등 체류비를 송금해야 하는 기러기 아빠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유통업체에서 팀장을 맡고 있는 안모씨(49·수원)는 캐나다에서 고등학교 1·2학년에 재학 중인 두 아들과 부인의 생활비로 매달 3천달러 정도를 송금하면서 혼자 지내고 있다.
그러나 최근 그리스와 스페인 등 남유럽발 위기가 고조되고 북한 리스크가 확산되면서 환율이 상승, 20만~30만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하자 송금을 미룬채 부인에게 당분간 카드를 사용할 것을 권했다.
특히 가족이 캐나다로 떠나던 4년 전만 해도 820원대였던 환율이 35% 이상 증가해 당초 생각했던 예산을 훨씬 초과하면서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하는 등 상황이 어려워져 부인의 조기 귀국을 고민 중이다.
또 대학생 아들 2명이 대만에서 유학 중인 중소기업 간부 김모씨(56) 역시 대만달러의 환율이 10%나 오르자 운동이나 친구 만나기 등의 취미생활을 모두 접고 알뜰한 생활(?)을 시작했다.
김씨 역시 앞으로도 환율이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 어학연수를 받고 있는 큰 아들은 조만간 귀국을 시켜야 할지를 부인과 상의하고 있다.
이처럼 기러기 아빠와 유학생 부모들은 송금을 미루거나 귀국을 고민하는 등 환율 상승으로 인한 부담에 다양한 방법들을 강구하고 있는 상태다.
안씨는 “가족들도 아껴쓰고 있는걸 알지만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혼자서 안먹고 안쓰고 있지만 생활비도 모자랄 정도여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jh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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