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6·2지방선거에 거는 기대

제5대 지방자치단체장 동시선거가 이제 한달도 채 남아 있지 않다. 예전의 어느 선거에서도 그랬듯이 이번 선거에서도 각 후보나 정당들은 ‘중소기업 하기 좋은 도시’를 창출하겠다느니, ‘중소기업이 중심이 되는 도정이나 시정’을 펼치겠다느니 하면서 목소리를 높이고 ‘중소기업 도지사, 시장, 군수’ 등이 되겠다고 하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우리 풀뿌리 경제인 지역경제에서 사업체의 99%와 고용의 88%를 담당하고 있는 중소기업을 향하여 구애의 손길을 뻗치지 않을 후보자나 정당이 어디 있겠느냐만은 선거철만 되면 반복되는 현란하게 포장된 선정적 정책공약의 남발을 이번 선거에서는 경험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개인적 생각이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당 차원에서 그동안 ‘중소기업은 우리 경제의 주역이고 뿌리고 허리다!’라고 말하면서 우리 당 후보를 밀어주면 중소기업을 우선적으로 하는 시책이나 정책을 펼치겠노라고 하면서 다양한 정책들을 내걸었으나, 이런 공약들의 상당수가 공허한 공약이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중소기업이 우리 경제의 주역이고 경제정책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데 한치의 주저함이 없는 필자로서 개인적으로 금번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중소기업 중심의 자치경제를 꾸리겠다는 후보자가 많이 당선되었으면 한다. 더 나아가 중소기업 중심의 지역경제 정책이나 시책을 수립하고 실천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닌 후보자를 지지하고 적극 홍보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래야만 우리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통한 진정한 지방자치제가 정착되어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선순위에 관계없이 청년창업을 촉진할 수 있도록 학교와 학생이 비즈니스 세계를 접할 기회를 확대하는 정책, 재정적자를 줄일 수 있는 대책, 지역의 중소기업이 고용을 쉽게 할 수 있고 사업을 편하게 할 수 있는 환경조성을 위한 규제완화정책, 여성근무조건을 개선하여 여성의 육아문제를 해소하는 대책, 지역의 사회적 기업 활성화를 통한 고령화대책, 공공부문에서 기업규모 간 공정경쟁이 정착될 수 있는 대책, 55세 이상 베이비부머들의 퇴직에 따른 전직이나 창업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일자리를 창출하는 대책, 소상공인의 영업환경을 보장하여 대형마트와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대책 등을 마련할 수 있고 실천할 수 있는 후보자가 당선되어야 한다고 본다.

 

아울러 중소기업 스스로도 ‘어느 후보가 진정 중소기업의 목소리인가?’를 필터링하는 작업도 필요하며, 중소기업계에서도 이런 접근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선거 때마다 ‘중소기업이 중요하다’라고 하면서도, 막상 선거가 끝나면 그것이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상대적으로 기업규모가 큰 기업 입장에서 도정이나 시정을 펼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이제는 이런 말뿐인 공허한 약속 보다는 실천하는 약속을 얻기 위해서라도 선거과정에서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매니페스토 역할을 추진할 주체가 탄생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겉보기에는 모래알 같은 중소기업이지만 무시할 수 없는 중소기업이라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줄 수 있다.

 

‘선거철만 되면 만개하는 중소기업 살리기’가 아닌 중소기업에 대한 애정과 사랑으로 친 중소기업가적 마인드를 지니면서 ‘임기 내내 중소기업 살리기’에 매진하는 도지사 및 광역시장, 시장, 군수들이 많이 탄생하길 기대한다. 그래야만 우리 지역경제가 튼튼해지면서 국가경제의 뿌리가 튼튼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수환 중소기업연구원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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