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희생 승조원, 해군장 엄수 ‘이젠 편히 쉬소서’

천안함 희생 승조원 고 이창기 준위를 비롯한 46위의 영결식이 어제 엄수됐다. 평택 제2함대사령부 안보공원서 국가 애도 차원으로 거행된 해군장은 이명박 대통령 내외를 비롯, 정부 고위층과 해군 주요 지휘관 및 장병 등 2천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적 애통속에 치뤘다. 이날 오후 6시까지 5일장 동안 전국의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이 60만명을 돌파했다.

 

군인은 목숨을 이미 나라에 바쳐놓고 있는 몸이지만, 고인들의 희생이 특히 가슴 저미는 것은 사고가 아닌 도발적 기습 공격을 자행한 만행의 소치인데 있다. 그 배후가 “영웅적인 조선 인민군이 원쑤들에게 통쾌한 보복을 안겨 남조선이 우리의 자위적 군사력에 국가적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인민들에게 선동선전하는 평양정권임은 두말 할 것이 없다.

 

천안함 공격은 과거 아웅산 폭발이나 KAL기 격추 등과 또 다르다. 아웅산 및 KAL기 사건은 테러인데 비해 천안함 공격은 명백한 군사적 도발인 것이다. 6·25 전쟁 등 갖가지 도발로도 모자라 동족의 가슴에 또 폭탄을 퍼붓고는 기뻐 날뛰는 저들이다.

 

그러나 앞으로 북의 소행임을 조사중인 입증자료로 최종 확인한다 하여도 국제사회와 공조하는 엄중 의연한 대처뿐, 군사적 보복은 인내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아무리 원통하고 분한 마음이어도 저들과 같을 순 없는 것이다.

 

하지만 천안함 승조원의 희생이 헛되어서는 안 된다. 희생 자체는 더 할 수 없는 불행이지만, 국가안보에 새로운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된 것은 값지다. 예컨대 그간 국민적 애도의 물결이 인 것도 그 같은 안보 인식의 재발견이다. 정부도 물론 새로운 각오가 있어야 된다.

 

해군장이 건군이래 최대 규모, 최고 예우로 거행된 것은 마땅하다. 천안함 생존 전우들이 받든 영정 행렬이 마지막 길을 떠날 때, 군항 함정이 일제히 울린 기적은 생사를 같이한 모함의 통곡이었을 것이다. 혼백도 귀익은 기적 소리에 오열했을 것이다. 가는 길 연도의 시민들도 눈시울을 적셨다.

 

그러나 영령들이시어! 님들은 대전현충원에 안장됐지만, 국민들은 가슴에 묻었으니 편히 영면하소서. 그동안 힘든 주요고비때마다 현명한 결단을 보이며, 아픔을 극복한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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