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한 내 아들 어떻게 보내" 눈물의 장례식

25일 경기도 평택 해군2함대 대표 분향소서 가족 오열…조문 발길 줄이어

"저걸 어떻게 보내, 어떻게…돌아오지도 못하고 어떻게 하느냐고, 아무 것도 없이 불쌍해서, 불쌍해서 저걸 어떻게 보내…."

 

46명의 천안함 희생장병들의 장례가 시작되면서 대표 분향소가 마련된 경기도 평택 해군2함대에 유가족들의 통곡과 오열의 메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에 매일 눈물로 밤을 지새우느라 이미 지칠대로 지친 가족들은 환하게 웃고 있는 영정 속 전사장병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이상준 하사의 아버지는 이제는 울 힘도 없는 지 자리에 주저앉아 "상준아 이놈아, 니 애비 어쩌라고 가냐, 어쩌라고 가냐, 나도 데려가라 이놈아"라고 통곡해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휠체어를 짚고 온 조지훈 상병의 이모도 밀려오는 조 상병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면서 "휴가나오면 보자고 해놓고 이렇게 가면 어떻게 해"라며 오열하다 주변의 부축을 받고 자리를 옮겼다.

 

아직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이창기 원사의 어머니는 "우리 아들 찾아내, 우리 아들 왜 못아, 창기야, 창기야 어디로 갔냐, 우리 아들 왜 못찾아, 우리 아들 찾아줘"라고 서러운 울음을 토해냈다.

 

이 원사처럼 시신을 찾지 못해 아들의 장례를 유품으로 치르게 된 장진선 하사의 어머니도 가슴을 쥐어뜯으며 쉰 목소리로 "저걸 어떻게, 저걸 어떻게"를 반복하다 "아무 것도 없이 어떻게 보내냐"며 통곡하다 탈진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주변의 부축을 받으며 가까스로 아들의 영정사진 앞에 다가선 안경환 중사의 어머니도 "아들아, 내가 왔다, 아들아"를 울부짖으며 오열했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시민들도 유가족들의 오열에 말을 잇지 못했다.

 

부산에서 온 김종철(50)씨는 "자식을 잃은 슬픔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겠냐"며 "같은 부모 입장에서 남겨진 가족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지 걱정이다.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겠지만 큰 마음 먹고 꿋꿋이 살아가주길 바란다"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한편 대표 분향소가 마련된 해군2함대에는 이날 정운찬 국무총리와 김태영 국방장관 등이 찾아 헌화, 분양한 뒤 오열하는 유가족들에게 조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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