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집값 ‘붕괴’

최고 1억원 떨어진 급매물 속출

전국의 아파트 가격을 주도했던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 아파트 가격이 급락하면서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명품신도시를 표방한 분당의 경우 한주만에 수천만원에서 최고 1억원 정도 가격이 떨어진 급매물까지 속출하고 있다.

 

13일 도내 신도시 부동산중개사사무소와 부동산정보업체에 따르면 이달 첫주 1기 신도시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지난주 대비 -0.14로 감소했으며, 이는 서울(-0.07)의 두배, 수도권 평균(-0.08)보다도 큰 수치를 기록했다.

 

또 산본은 지난주 -0.29를 기록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고, 평촌(-0.22), 중동(-0.09), 일산(-0.08), 분당(-0.06) 순으로 하락했다.

 

학군과 교통여건이 양호한 평촌의 경우 3주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달 보합세를 보이던 부천시 중동마저도 하락세로 돌아서 1기 신도시 전체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안양시 평촌동 꿈현대 아파트 221.48㎡형(67평)은 한주 사이 2천만원이 하락한 11억4천만~12억7천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지만 찾는 사람이 없다.

 

또 3주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부천시 중동 팰리스카운티 161㎡형(48평)은 2천만원이 하락한 7억3천만~8억2천만원에 매물이 나왔고, 7억1천만원의 초급매물도 선을 보였다.

 

특히 올 들어 계속 내리막을 걷고 있는 분당은 고층의 주상복합아파트와 중대형을 중심으로 가격이 떨어지고 있으며, 판교신도시 입주 여파까지 겹친 분당 수내동 일대 대형 아파트들은 1억원 이상 떨어져 신도시 신화를 무색케 했다.

 

좀체 가격 하락이 없던 과천도 이달 초 재건축 단지의 확정 용적률(180~250%)이 당초 과천시 요구안(250%)을 크게 밑돌자 최고 4천만~5천만원 떨어지면서 불경기를 실감케 했다.

 

이 같은 상황은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되는 보금자리주택과 함께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규제, 집값이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수요자들의 기대치 등이 반영돼 기존 아파트 매입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반값 아파트로 불리는 보금자리주택이 3차에 걸쳐 수도권에 집중 발표되면서 내집 마련을 위해 시기를 조율하려는 분위기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닥터아파트 관계자는 “신도시는 낙폭이 큰 대형 아파트가 전체 집값을 동반 하락시켰다”며 “대규모 보금자리주택 공급 등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기존 아파트에 대한 실수요자와 투자자의 관심을 끌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복기자 bo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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