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 "명예회복"…허재 "느낌이 좋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 개최

"하승진 나오면 다쳐. 아시안게임 내보내야지"

 

29일 오전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2009-2010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가 개최됐다. 중학교 시절부터 호형호제하며 지냈던 유재학 모비스 감독과 허재 KCC 감독 사이에서 비교적 화기애애한 기류가 느껴졌지만 우승을 향한 날센 공방도 볼만했다.

 

먼저 입을 연 유 감독은 "5년동안 정규리그를 4번이나 우승하고도 챔프전에선 한번밖에 우승하지 못했다. 올해는 불명예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꼭 우승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허재 감독도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작년에도 정규리그를 3위로 마쳤고 올해도 3위였다. 감이라 할까, 느낌이 좋기 때문에 올해도 챔피언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결승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서로가 생각하는 상대의 강점은 무엇일까. 모비스는 단기전에서 강한 KCC의 경험을 경계했고 KCC는 끈끈한 조직력과 빠른 공수전환 그리고 묵묵히 자기 몫을 하는 외국인센터 브라이언 던스톤을 꼽았다.

 

유 감독은 "허 감독이 단기전에 어떻게 그렇게 강한지. 정규리그 초반에 늘 주춤하다 서서히 올라와 챔프전에서 무서운 위력을 발휘하는 점을 이번에 배우려고 한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KCC의 집중력을 어떻게 무력화시키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허 감독은 먼저 "4강 플레이오프에서 수비가 약했던 김동우가 챈들러를 막는 것을 보고 놀랐다. 유 감독이 어떻게 선수를 관리했는지 모르겠다"고 치켜세운 후 "수비가 좋고 공수전환이 빠른 팀이라 그 부분을 막아야 한다. 보이지 않은 힘을 가진 던스톤에 대해서도 잘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양팀이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상대의 키플레이어를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 포스트시즌 들어 기량을 꽃피우고 있는 KCC 전태풍은 모비스의 경계대상 1호. 하승진의 출전여부가 불투명한 KCC로서는 정규리그 MVP 함지훈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유 감독은 "전태풍은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진가가 나타난다. 코트에서 여러가지를 보여주고 있는데 워낙 기술이 좋아 다 잡을 순 없다. 반 정도는 허용하고 반 정도는 못하게 하는 수비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구체적인 수비 전술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았다.

 

허 감독은 "하승진이 뛰게되면 함지훈을 편하게 맡을 수 있다. 만약 없을 경우에는 1대1로 막기에 버겁다. 플레이오프 때 수비 변화를 많이 가져갔는데 상황에 맞는 수비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디어데이의 최대 화두 중 하나는 KCC의 장신센터 하승진이었다. 하승진은 2월초 왼쪽 종아리 근육이 파열된 후 아직까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이날 오전 받은 정밀검진 결과에 따라 챔피언결정전 진출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허 감독이 "겉으로 보면 하승진의 상태가 괜찮은 것 같은데 아직은 모른다. 마지막 챔프전인만큼 팬들 앞에 선을 보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하자 옆에서 가만히 듣고있던 유 감독이 갑자기 허 감독을 바라보며 "하승진 나오면 다쳐. 아시안게임 내보내야지"라는 농담을 건네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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