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출판기념회’ 유권자는 ‘나몰라라’

도내 서점 조사결과, 책 진열·판매소 없어

6·2지방선거를 앞두고 예비 후보자들의 출판기념회가 봇물을 이뤘지만 정작 이들이 쓴 책은 시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10일 도내 서점과 출판계에 따르면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로는 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지난해 11월 ‘대한민국 최고의 공무원’ 출판기념회로 첫 포문을 열었으며, 지난 1일에는 민주당 이종걸후보가 ‘다시 그 경계에 서다’를, 2일에는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가 ‘심상정 이상, 혹은 현실’을 각각 발간하고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지방자치단체장 출마예정인 예비후보들의 출판기념회도 잇따라 개최되면서 수원시장 후보군으로는 한나라당 이윤희·김종해·이중화 예비후보와 민주당 염태영·신장용 후보가 각각 책을 출간했다.

 

또 성남시장 예비후보인 한나라당 서효원·양인권·김현욱 후보와 민주당 이재명 후보 등도 출판기념회를 열고 출마를 공식화 하는 등 현재까지 20여명이 넘는 정치인들이 에세이, 자서전, 공약집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발간했다.

 

예비후보자들이 출판기념회를 개최하는 이유는 자신의 세를 과시하고 얼굴을 알리는 데 효과가 큰 데다 합법적인 자금(?)까지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비후보들의 책들이 정작 유권자인 시민들에게는 외면받고 있다.

 

본보가 이날 수원지역 대형서점 5곳을 살펴본 결과 이들 예비후보자들의 책을 진열, 판매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인터파크, Yes24 등 인터넷 서점의 관련 도서 판매량도 일부 유명 정치인을 제외하면 사실상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 출판업계 관계자는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는 책보다는 얼굴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책 내용도 저자의 자기자랑에 전문성과 깊이가 부족한 경우가 허다해 값을 아무리 낮춰도 일반 독자들이 구입을 꺼린다”고 말했다.

 

수원대 언론정보학과 박종수 교수는 “정치인들의 잇따른 도서발간으로 불황인 출판계가 잠시라도 호황을 겪게 돼 다행이지만 무용담식 자서전과 지키지 못할 공약사항으로 이뤄진 책은 독자 뿐 아니라 유권자들에게서도 외면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모란기자 moran@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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