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일 경기도에서는 작지만 의미 있는 일을 시작했다. ‘365·24, 언제나 민원실’을 설치, 운영을 개시한 것이다. 여기서 ‘365’란 1년 365일 쉬지 않는 도정(道政), ‘24’는 24시간 도민이 부르면 언제나 응대하는 즉, 깨어 있는 도정을 의미한다.
맞벌이 가정이나 낮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이 생업이나 직장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고 일을 볼 수는 없을까. 긴급한 일이 있는 도민들이 급히 업무를 처리해야 할 일이 생겼을 때 관공서의 문이 닫혀 있으면 얼마나 초조하고 당황스러울까. 이러한 행정의 사각지대, 행정의 공백을 메워 주기 위해 도민을 섬기는 마음에서 출범한 곳이 바로 ‘365·24, 언제나 민원실’이다.
언제나 민원실은 평일 근무시간과 똑같이 언제나, 무엇이든지, 도정 칸막이를 없애고 도민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역할을 한다. 일자리도 찾아드리고 무한돌봄도 해드리고, 법률, 세무, 부동산 상담서부터 여권, 자격증, 인허가까지 폭넓은 민원을 처리하고 있다.
또 만족도 높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각 분야마다 경험 많은 공무원 13명을 배치해 365일 24시간을 4명씩 3교대로 순환 근무토록 하고 있다. 민원 처리 과정을 추적해 민원인에게 처리 결과를 알려주는 책임지는 행정도 추구하고 있다.
언제나 민원실에 대한 걱정 어린 시선도 있다. 민원 처리 건수가 미미하다, 효율성이 낮은 전시행정은 아닌지 말이다.
그러나 민간기업이 영리를 추구하여 경영의 효율성을 최고의 가치로 친다면 행정은 공공성, 공익성을 최선의 가치로 추구한다. 다수의 보편적 가치도 중요하지만 소수의 힘없고 소외된 계층에게도 귀 기울이고 손 내밀어 살피는 것이 행정 본연의 책무이기도 한 것이다.
한 사람의 목숨을 수십억 원의 돈보다 더 귀하게 취급해야 하는 것이 공익이고 정부와 자치단체의 역할이다.
이제 ‘365·24, 언제나 민원’ 서비스를 시작한지 갓 보름여가 지났다. 아직 도민들에게 덜 알려져 찾는 도민들이 많지는 않지만 지난 2월1일부터 10여일간 우리가 덜어드린 도민의 민원은 63건이다. 이 짧은 기간 동안 도민들은 ‘고맙다’는 감사의 목소리로 우리 공복들의 뼛속에 언제나 민원실의 존재 이유를 깊이 새겨 주었다.
어떤 민원인은 도청에서 여권을 발급한다는 사실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고 저녁 7시 무렵 가족과 함께 느긋하게 가족 나들이 겸 민원실을 찾았다. 이 분은 집과 직장은 화성이지만 화성시청보다 도청 민원실이 더 가깝기 때문에 찾았다고 했다. “직장에 아쉬운 소리 하지 않고 올 수 있잖아요? 더구나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데 여권이 지난해 만료됐더라고요. 빨리 여권을 만들고 싶어 바로 달려왔습니다. 집에서도 가까운 도청에서, 더구나 야간에도 여권 업무를 볼 수 있으니 횡재한 기분입니다”라며 좋아하는 민원인의 기쁨이야말로 언제나 민원실 근무자들에게 더없는 훈장이다.
때문에 경기도는 언제나 민원실을 앞으로도 계속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31개 시·군, 도내 유관기관과 유기적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실·과·소별로 각각 운영하는 각종 불편사항 신고접수 번호를 점차 경기도 콜센터(031-120)로 통합해 도민은 더욱 편리하게, 업무 효율은 더 높아지도록 할 것이다.
우리는 흔히 지인들이 개업식을 할 때 이런 문구의 액자를 선물하거나 개업식장에 걸어 놓은 것을 보았을 것이다. “그 시작은 미미하나 끝은 창대하리라.” 이제 막 걸음을 뗀 언제나 민원실의 시작은 아직 미흡하지만 도민을 생각하는 마음, 그 진정성을 도민들께서 알아주시리라 기대하며 많은 응원과 이용을 부탁드린다.
/박익수 경기도 정책기획심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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