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골프채 놓은지 오래 됐어요"

"이렇게 오래 휴식 취한 것은 처음"

"이달 초 한일여자골프대항전이 끝난 뒤 캐디백을 싼 항공커버조차 열어보지 않았어요"

 

2009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상금왕 신지애(21.미래에셋)가 `휴식'이라는가장 좋은 체력 훈련으로 내년 시즌을 준비한다.

 

지난 3년간 강행군을 펼친 신지애는 24일 서울시내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5일 일본에서 끝난 한일여자프로골프대항전 이후 한번도 골프채를 잡지 않았다. 골프를 시작한 뒤 이렇게 오래 휴식을 취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연습벌레 신지애가 이처럼 오랜 휴식 기간을 가진 것은 스티브 맥라이 등 호주인들로 이루어진 코칭 스태프의 조언 때문이다.

 

코칭 스태프는 "신지애는 롤스로이스다. 롤스로이스가 며칠간 시동을 걸지 않는다고 해서 망가지지 않는다. 불안해하지 말고 충분히 쉬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한국 선수들이 오래 선수 생활을 하지 못하는 것도 휴식없이 근육을 너무 많이 쓰기 때문이라는 충고를 받아들인 신지애는 거의 한 달간 골프채를 잡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겨울을 보내지는 않는다.

 

신지애는 내년 1월3일 호주 골드코스트로 출발해 6주간 본격적인 훈련을 펼친다. 호주의 딱딱한 페어웨이와 그린에서 연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전에는 호주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했지만 이번에는 내년 2월 태국에서 열리는 LPGA 투어 개막전까지 일절 경기에 나서지 않는다.

 

훈련 기간 신지애는 스윙 교정은 하지 않지만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비거리를 10야드 정도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내년부터 볼의 스핀량을 줄이기 위해 그루브 면적 제한 규정이 생겨 신지애는 훈련 기간 새로 맞춘 아이언과 웨지도 시험할 계획이다.

 

내년에도 미국과 일본, 한국을 오가겠지만 신지애가 중점을 두는 대회는 역시 LPGA 투어다.

 

신지애는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내년에는 미국 23개 대회, 한국과 일본은 1개 대회씩 출전할 계획이다. 미국 무대에서 1위가 되는 모습을 보여 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동생 지원(19)양이 서울대에 합격하는 겹경사까지 맞은 신지애는 "요즘은 동생이 인터뷰하느라 더 바쁘다"며 웃어 보이며 "얼마 남지 않은 휴가를 가족과 함께 보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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