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는 자료수집철, 자료 묶음 등을 뜻한다. 자신의 경력이나 실력을 쉽게 알아보고 평가받을 수 있도록 활동 내역이나 결과물을 모아 놓은 것이다.
예전에는 바인더나 스크랩북 등을 이용했지만 이제는 디스켓이나 CD-ROM 등으로 제작한다. 시대의 변화나 평가자의 눈높이에 맞게 변화 발전하고 있다.
입사 면접 등에 활용되는 포트폴리오가 이제 학부모들에게는 입시제도의 성공여부를 좌우하는 핵심 과제물로 떠오르고 있다.
대학의 입학사정관제 확대 속에 학생들이 사정관에게 면담 등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지만 가장 확실히 인식시킬 수 있는 것이 포트폴리오다.따라서 프트폴리오의 종류도 다양해 지고 있다. ‘나는 영어 공부를 이렇게 했다.’,‘자원봉사 활동은 이렇게 했다’, ‘수학공부의 단계별 성과는 이렇다’에서 학생회 활동, 동아리 활동 등 각양각색의 포트폴리오가 가능하고 학부모들 사이에는 많을수록 좋다고 한다.
문제는 학생들이 이같은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학부모의 몫이다. 이를 두고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소위 SKY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3가지의 조건이 있다고 말한다.
첫째가 엄마의 정보력이다. 어떤 학원의 어떤 강사가 잘 가르치고 과목별 개인과외는 누구에게 받아야 한다는 것은 물론 포트폴리오를 잘 만들 수 있는 대회 입상 등을 엄마가 가져와야 한다는 것. 엄마의 발품과 손품으로 포트폴리오는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는 할아버지나 할머니의 경제력이다. 많은 비용을 부모 벌이로서는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나온 말이며. 세번째로는 아버지의 무관심이라고 한다. 엄마의 활동에 시비를 걸지 말아야 엄마가 곳곳을 누비며 포트폴리오를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사실 이 포트폴리오는 학부모들이 요란스럽게 준비할 필요가 없어야 한다. 왜냐면 학교에서 교사들이 기록하는 학생생활기록부가 포트폴리오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많은 학생들의 성적과 활동을 기록하는 교사들이 대학이 원하는 만큼의 기록을 남길 수 없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다.
새해는 말 그대로 지방정치의 해다. 학부모들이 뛰어다니며 준비하고 있는 포트폴리오를 이제는 정치인들이 만들어야 할 시기다. 그동안 정치인 개별적으로 의정보고서 등의 이름으로 자료를 내놓았지만 유권자들이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내놓은 정치인은 거의 없다.
당선된 뒤 목소리 한번 내지 않고 정당공천에 줄서서 다시 출마하는 정치인, 정당의 주장만 쫓아 지역민의 목소리는 외면하는 정치인, 공공보다는 개인적 일로 시간을 보낸 정치인 등 유권자에게 보여줄 포트폴리오가 없는 정치인이 부지기수다.
퍼블릭 마인드가 중요하게 요구되는 직업군 중의 하나가 정치인이다.
그럼에도 ‘공무원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사람, 기업인은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해내는 사람, 정치인은 사람이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는 사람’(김문수·조갑제 저 나는 일류국가에 목마르다에서 발췌)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 속에는 공무원이 그나마 인간적이다.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기업인은 어쩜 존경의 대상이다. 문제는 정치인인데 사람이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 자체가 정치인에 대한 불신을 담고 있다.
따라서 우리정치가 더 이상 웃음거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의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학입학에서의 포트폴리오가 합격에 중요한 역할을 하듯 정치인 개개인의 포트폴리오가 당락에 영향을 주어야 한다.
정치인은 자기자신의 솔직한 포트폴리오를 유권자에게 제시해야 한다.
또 유권자는 내용이 없는 정치인의 포트폴리오, 성의 없이 만들어진 포트폴리오, 거짓 포트폴리오를 제출한 정치인에게 냉정한 심판을 해야 한다. /최종식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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