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휴지 경작 10년 넘게 ‘사랑 수확’

남동구 환경미화원·운전기능직 직원들 보육원·사할린 동포 돌보며 나눔 실천

“힘들긴요. 저희의 작은 노력이 여러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게 행복할 뿐입니다.”

 

인천시 남동구의 운전기능직 이제흥씨(53)와 백종전씨(47), 환경미화원 이천식씨(55) 등 직원 10여명이 힘든 직장 생활에도 수년째 사할린 동포들과 해성보육원 어린이들을 찾아 자원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995년부터 남동구의 한 유휴지(2천640㎡)를 빌려 배추와 무, 감자 등을 심어 수확한 뒤 김장을 담가 모·부자가정과 홀몸어르신, 소년소녀가장세대 등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2007년부터는 사할린 동포 32가구와 결연을 맺어 각 가정당 김장김치(10통)와 감자(10㎏) 등을 전해주는 등 매년 이들이 생활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해주고 있다.

 

해마다 다양한 작물의 농사 짓는 요령을 터득해 올해는 열무 150㎏과 감자 60박스 등을 남동장애인복지관에 지원해 줬다.

 

올해는 배추 3천포기와 무 400개 등을 비롯해 갓, 파, 고추, 고구마 등 다양한 김장용 채소를 남동구 자원봉사센터에 지원해 줄 계획이다.

 

처음 농사를 짓기 시작해 김장을 담아 이웃들에게 전달할 때에 비하면 지금은 일손이 모자랄 정도로 땅이 커져 일은 많아졌지만 누구 하나 힘들어 하지 않고 환한 모습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매월 3째주 토요일이면 문일여고 학생들과 함께 남구 용현동에 위치한 해성보육원을 찾는다.

영·유아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지난 2003년부터 한 차례도 빠짐 없이 매월 아이들의 닫힌 마음을 열어주고 씩씩하게 자랄 수 있도록 현장 실습이나 소풍에 나서는 등 아빠·엄마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어린이 교실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어린이들에게 5천원씩 주고 대형 마트에서 직접 물건을 사 보도록 지원해 줬다.

 

지난해에는 이들의 손을 잡고 송도유원지와 인천대공원 등지를 나들이가기도 했다.

 

이제흥씨는 “작은 정성과 관심만 있다면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행복을 느끼게 해줄 수 있다”며 “더 많은 직원들이 함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봉사활동에 참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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