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책임질 테니 소신껏 일하시오”

 

“요즘처럼 경기가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 경기도 중소기업과 자영업 사장님들한테 도움이 되어드리기 위해서는 과감하고 공격적으로 자금을 지원해드려야 합니다. 그 과정에 발생하는 손실은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합니다. 제가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습니다.”

필자가 며칠 전 전화통화를 나눈 박해진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은 두둑한 배짱과 소신이 대단하다. 우리가 겪는 ‘경제난세의 시대’에 자기 철학과 주관을 뚜렷하게 세우며 돌쇠 같은 추진력을 가지고 신속한 집행력을 선보이는 리더가 부족함을 개탄하던 차에 위와 같은 말을 들은 나로서는 박 이사장 같은 분이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 자체만으로도 기분 좋은 일이었다.

 

중소기업 심사, 서류의존 안돼

‘내가 책임질 테니 임직원 여러분들께서는 소신껏 일하시오’ 그가 경기신보 임직원들에게 던지는 간결하고 힘 있는 메시지는 경기도 중소기업 자영업 사장들에게는 가뭄에 단비처럼 엄청난 혜택이 되어 돌아가고 있음을 요즘 나는 실물경제현장에서 확인하고 있다. 우리 민생경제연대는 경제의 실핏줄인 중소기업 자영업 사장들의 모임인데 우리 회원사 사장들로부터 들리는 경기신보에 대한 칭찬이 자자하다.

특히 고양지점 이호석 지점장과 의정부지점 정영권 지점장의 활약상이 눈부신듯하다. 이들의 적극적인 자세는 높이 평가할만하다. 이들 지점을 방문하고 난 사장들은 이구동성으로 만족감을 표시하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원래 경기도 북부지역은 기업들의 경영사정이 열악하기 이를 데 없는 곳이다. 이처럼 열악한 지역에 파견된 두 명의 ‘박해진사단의 경제전사’들이 무너져 내리는 중소기업 자영업을 되살리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모습이 대견해 보이기조차 하다.

이번엔 경기신용보증재단과 상반되는 사례를 들어보겠다. 서울 금천구에서 벤처회사를 운영하는 박상대 사장은 최근에 기술보증기금에 2억원 가량의 보증을 신청하러 갔다가 좌절감을 맛보았다. 보증불가 판정의 핵심적인 요인은 박 사장 개인의 신용등급이 낮았기 때문이었다.

경기신보 ‘경제활력의 모범’

박 사장은 의아하게 생각했다. 본인이 개인 부채가 있는 것도 아니고 과거 신용불량자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닌데 법인회사의 대표이사인 자신의 신용등급이 낮다고 하여 보증을 받지 못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그 이유를 알아보니 참으로 어이없는 복병이 도사리고 있었다고 한다. 그들의 업무지침이라고 하는 매뉴얼 상에 중소기업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항목에는 대표이사 개인의 신용등급이 전체 평가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게 책정되어 있어 회사의 기술력 등 다른 항목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더라도 그 구조상 결국 탈락하게끔 되어 있더라는 것이다.

우리 중소기업은 대부분의 경우에 현장에 답이 있다. 제 아무리 서류심사로 이뤄지는 매뉴얼 상에 높은 점수를 받더라도 사업현장의 역동성과 회사 사장의 열정을 담당 창구직원이 회사를 직접 방문하여 들어보지 않으면 그 정확한 실태를 알 길이 없다. 그럼에도 주로 서류심사에 의존하여 판단을 내려버리면 그 조직은 죽은 조직에 다름 아니다. 자신들이 짊어질 그 책임을 규정과 매뉴얼 탓으로 돌려버리면 무소신의 극치이며 책임 회피의 전형적인 사례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인간의 모습을 벗어던진 냉혈 조직이라면, 눈치 보기 책임회피에만 급급한 조직, 더욱이 그것이 정부산하기관이라면 그런 조직은 과감하게 물갈이 되어야 한다.

요즘 대다수 금융기관의 행태들이 이러할 진데 ‘박해진 사단’ 경기신용보증재단의 역동적이고 헌신적인 모습을 드물게 접하고 보니 더욱 반갑고 소중해 보인다./장준영 민생경제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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