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동의 와인이야기

페투루스 (Petrus)

프랑스 보르도의 폼므롤 지역은 전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을 생산하는 와인 산지이다. 이 지역의 토양은 다른 보르도 지역과 달리 자갈과 모래가 섞인 토양에 푸른 빛을 지닌 산화철 성분의 진흙을 지니고 있다. 카베르네 소비뇽이 주품종인 보르도의 메독 지역과는 달리 메를로가 주품종인 와인 산지이다.

폼므롤 지역은 최고의 와인 생산 지역이지만 다른 유명 와인 산지와는 달리 ‘그랑 크뤼 (Grand Cru)’ 등급이 없는 산지이다. 폼므롤 지역은 국가의 등급보다는 단지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중시하는 곳으로 오랫동안 보르도 메독의 그늘에 가려져 쌩 테밀리옹의 위성도시 정도로 여겨졌다.

이 지역에서 생산한 와인이 1960년 초에 세상을 놀래키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 당시의 와인 경매에서 무려 900달러라는 엄청난 가격에 와인이 팔리면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 세계 최고가의 와인이 페투루스다.

페투루스를 가장 즐겨 마신 사람으로는 바로 젊은 날의 아름다운 미국의 퍼스트 레이디 재클린 케네디이다. 그녀의 와인으로 알려지면서 세련된 프랑스계 영부인의 취향을 따라 페투루스의 인기는 수직상승을 하게 되었다.

보르도 최고의 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와인으로 메를로 85%와 카베르네 프랑 5%만으로 만든다. 페투루스는 최고 정상의 맛과 감동을 유지하기 위하여 포도 수확기에 비가오면 헬리콥터를 동원하여 포도에 바람을 일으켜 건조시키고 포도알이 건조한 오후에 포도밭에 들어가서 한 송이씩 손으로 수확한 포도를 새 오크통에서 20~22개월 정도 숙성시켜 생산한다.

페투루스는 약 11ha의 면적에서 2만5천 병 정도의 와인이 생산되며 와인 생산국가별로 제한된 량의 와인만을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콧대 높은 와인이다. 와인의 전설로 여겨지는 페투루스는 평균 수령 50년의 메를로 품종으로 양조한 와인으로 산화철을 지닌 토양으로 인해 풀 바디하고 진하며 감칠 맛을 지닌 부드러움과 화려함을 겸비한 귀족 와인이다.

▲생산지:프랑스>보르도>폼므롤

▲품 종:메를로 95%, 카베르네 프랑 5%

▲가 격:350만~500만원

/한국와인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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