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불황 탈출기

심동섭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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己丑年(기축년) 새해 벽두 중소기업의 현장의 어려움은 더해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금융권 및 실물경제로 파급되면서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중소제조업 건강도지수(SBHI)실적치는 63.7을 기록, 전월(73.4)에 비해 9.7포인트 떨어졌으며, 12월 전망치 역치 전월(79.6)보다 크게 하락한 65.0에 머물렀습니다. 특히 공장가동률이 80% 이상인 정상 가동업체 비율은 2007년 9월 42.2%에서 2008년 9월 36.2%로 낮아졌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청은 기술·사업성 기반의 정책자금 4조원, 신용보증 57조원, 어음·매출·채권·보험인수 4조원, 기타 2조원 등 67조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상반기에 70%를 공급할 예정입니다. 또한 중소기업 R&D 투자 축소에 대비하여 공공기관의 중소기업 R&D 투자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며 개발 기술의 사업화를 촉진하여 연계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현재 경기침체의 불확실성은 향후 중소기업을 둘러싼 환경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소기업 CEO의 전략적 의지와 경기침체시 대응점을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우선 새로운 성장기회를 발굴하기 위한 중소기업 CEO의 전략적 의지(Strategic Intent)의 확립이 중요합니다.

불황기에는 기업생존을 위협하기도 하지만, 한편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도약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는 양면성을 보유했기 때문입니다. 즉 경기침제 속에서 신사업기회를 찾아내는 조직의 창조역량을 배양해야 합니다. 조직의 창조역량은 기존 사업에 관한 지식과 창의적 사고능력, 그리고 함께 일하는 조직원들의 동기부여(motivation)의 유형과 수준에 의해 결정됩니다. 이것은 ‘현장중시경영(MBWA:Management By Wandering Around)’을 통하여 조직말단에까지 경영의 활력과 긴장감을 부여할 수도 있습니다.

둘째, 어려운 시기에도 R&D 투자는 지속되어야 합니다. 중소기업에 있어 연구개발은 대기업이 주도하는 산업변화에 대한 중소기업의 적응력을 높이고, 더 나아가 중소기업 스스로의 독자적 생존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악화되는 경영환경을 새로운 사업기회로 반전시키고, 기존에는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제품,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의지인 것입니다.

셋째, 현장의 아이디어로 혁신해야 합니다.

우리청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혁신활동에 몰두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종업원 증가율이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높다고 합니다. 중소기업에 있어 종업원 증가는 일감의 증가, 즉 사업의 확장을 의미하므로, 이러한 결과는 중소기업의 혁신활동이 기업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특히 작업공정을 개선하는 것이 종업원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바로 이 작업공정 개선에는 중소기업 특유의 현장 경험이 발휘될 수 있는 여지가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넷째, 불황을 이겨낼 수 있는 강한 체질을 키워야 합니다. 현재 우리의 중소기업 정책은 다양한 방식의 자금조달 확대, 기술혁신 보조, 산학연계 및 경영컨설팅, 가업승계지원 등 경영지원서비스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직접적인 자금지원을 통해 중소기업을 보조하기 보다는 각각의 중소기업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쪽에 무게 중심을 둔 것입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와 내수부진으로 인한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적극적인 기술 및 설비투자, 생산품목 다양화와 해외시장 개척을 통한 고객기반 다변화로 이어져야 합니다. 지속적인 설비투자와 고객 기반의 다변화는 우리 중소기업에게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용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인재난을 극복합시다.

중소기업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인재유치 입니다. 산업동향을 파악하고 기술개발에 투자하려고 해도 중소기업에는 인재가 부족합니다. 적당한 사람이 없을뿐더러 사람수도 모자랍니다. 하지만 이것은 중소기업에겐 기회일 수 있습니다. 대기업현장에서 구조조정이 가시화 되면 중소기업으로 가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2007년 중소기업청 백서에는 외부 인재의 등용이 기업의 종업원 성장률에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킨다는 결과가 보고되어 있으며 중소기업 45.3%가 이러한 인재의 채용을 경험하였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외부 인재가 활약하는 분야로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기술 및 제품개발’이었으며, 그 다음이 ‘생산관리’, ‘판매 및 마케팅’이 뒤를 이어, 중소기업의 당면현안인 연구개발, 생산혁신, 판로개척에 대기업 경력자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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