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 국보급 문화재 반환 협상해야

황현성 화성시 병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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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중국이 150년전 아편전쟁 때 프랑스에 약탈당한 12지상을 도로 찾는 조치로 국민적 모금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는 결코 중국에 국한된 문제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편전쟁과 거의 동시기인 1966년 프랑스 함대가 강화도를 침범해 우리군과 싸우다가 패전해 퇴각하면서 서적, 무기, 금괴 등을 대량으로 약탈해 갔다. 이른바 병인양요다. 무기나 금괴는 소모품이지만 서적은 규장각에 있어야 할 국보급 보물이다. 프랑스 뿐만 아니라 동양 제국을 식민지화 하는 과정에서 일본을 비롯해 구미 열강들은 무차별적으로 약소국들의 보물을 빼돌렸다.

중국의 12지상은 개인 소장으로 곧 경매시장에 나올 것이라지만 우리의 고서적은 프랑스 국가 소유이다.

김영삼 정부 때 미테랑 대통령이 방한해 이 서적들의 조기 반환을 공언했지만 귀국해 그는 각계로부터 호되게 비판을 받고 말도 못 꺼냈으며 궁색하게 내놓은 조건이 일정기간 대여해 주겠다는 것이었는데 우리의 자존심은 안중에도 없는 구 시대적 제의를 해온 것은 한·불 양국 우호 증진에 먹칠을 한 것이었다.

프랑스는 피약탈국들의 도미노식 반환요구를 겁냈고 다 주고나면 박물관이 텅빈 문화빈국으로서의 추락이 두려웠던 것이다.

그러나 시대적 변이는 역행할 수 없는 것. 남의 나라 보물로 생색내는 나라는 마땅히 당사국의 반환요구에 응할 결단을 내려야 하며 우리나라도 프랑스 외에도 여러나라에 흩어져 있는 보물을 반환하는 협상에 앞서 프랑스와의 양국간 의견조율이 있어야 한다.

/황현성 화성시 병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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