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콜-왜 자꾸만 무대로 나오는 거지?’

박인건 경기도문화의전당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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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방송 연기자들의 NG장면을 TV에서 방영해줘 시청자들을 즐겁게 하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연기자들은 실수를 해도 다시 촬영하면 큰 문제가 없다지만 관객이 있는 무대에서 연주자나 연기자들이 공연 도중 실수를 하면 어떻게 될까. 자신에게도 치명적인 것은 물론이겠고 관객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게 된다.

유명 연주자나 연기자들도 무대에서 가끔 실수를 한다. 그래서 실수 없이 완벽한 공연을 선보였을 때 관객들은 많은 박수와 함께 ‘커튼콜’을 요구한다.

참고로 커튼콜은 음악회 뿐 아니라 연극이나 오페라 등에서 공연이 끝난 후 관객이 찬사의 표현으로 ‘브라보’ 등의 환성과 함께 박수를 계속 보내 무대 뒤로 퇴장한 출연자(음악회에서는 지휘자와 협연자)를 다시 무대로 불러내고, 출연자는 이에 화답하는 의미로 무대에 2~3회 반복해서 들락거리며 관객에게 인사를 하는 것을 말한다. 또 조금의 실수도 없이 완벽한 연주(연기)를 한 경우 관객은 기립박수와 함께 5~6회 이상의 커튼콜을 요구하기도 한다.

커튼콜은 공연 직후 관객이 출연진에게 공연감상의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무언의 소통인 것이다. 연극이나 음악회에서는 커튼콜을 몇 번 받았느냐에 따라 공연이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를 가늠하는 기준 중 하나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어떤 출연자는 완벽한 공연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박수부대를 몰고 와 여러 번 억지 커튼콜을 유도하는 웃지 못할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바이올린 신동에서 성인이 된 후 어엿하게 거장의 반열에 오른 바이올리니스트 사라장(장영주)은 지난 2006년 독일 퀼른에서 열린 공연에서 커튼콜을 무려 12회나 했다. 그런 것을 보면 음악이 인종과 국가 그리고 성별을 뛰어넘는 세계 공통어임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동양인 최초로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입단한 발레리나 강수진은 지난 1993년 존 프랑코 안무의 ‘로미오와 줄리엣’ 초연 30주년 기념무대에서 주역무용수로 열정적인 연기를 선보여 20여 차례의 커튼콜을 받았다. 이처럼 예술가들은 관객의 성원이라면 십여 차례 이상의 커튼콜에도 기쁨으로 응한다.

그런데 관객들 가운데는 ‘왜 자꾸만 무대로 나오는 거지?’라며, 한번만 인사를 하면 되지 여러 번 나와 인사를 하느냐고 궁금해하거나 의아해하는 경우가 있다. 커튼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드는 의문일 거다. 커튼콜 후 출연자는 인사 외에 앙코르 연주로 화답을 하기도 하는데, 이것을 보면 커튼콜도 공연의 연장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중에 자리를 떠서 공연장 밖으로 나가기도 하는 것을 보면, 아직 커튼콜에 대한 인식과 문화가 정착되지 않아서 생기는 일이다. 또 가끔은 출연자들도 형식적으로 커튼콜을 행하기도 해 아쉬울 때가 있다.

예술가들은 박수를 먹고 산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관객의 큰 반응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더욱이 박수는 많이 칠수록 건강에도 좋다고 하니, 공연 감상 후 인색하지 말고 마음껏 예술가들을 위해 격려와 감사의 박수를 보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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