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평택까지 32.5㎞ 물길 ‘초록색 물… ‘악취’가 흐른다
인체의 모세혈관처럼 대지를 적시고 있는 하천들이 각종 오염물질로 오염되고 수해방지를 위한 제방건설로 건천화 현상을 빚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의왕시에서 발원해 수원을 거쳐 평택으로 이르는 황구지천은 수원 뿐 아니라 경기도내에서 유일무이할 정도로 깨끗한 하천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마저도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심각하게 오염돼 가고 있다. 이에 수원환 경운동센터 등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황구지천을 살리려는 움직이 본격화 되고 있다.
◇황구지천은?
우리말로 ‘큰 고지가 있는 강’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는 황구지천은 안성천의 수계에 속하며 안성천의 제2지류지다.
의왕, 수원, 화성, 오산, 평택 등을 가로지르고 있는 전형적인 도심형 하천으로 의왕시 초평동에서 시작돼 수원의 원천천과 합류하는 대황교까지의 14.1㎞가 지방2급하천으로 구분되며 대황교에서 화성과 오산을 거쳐 평택시 서탄동에서 오산천, 진위천과 합류되는 지점까지의 16.3㎞가 국가하천으로 구분돼 총 길이 32.5㎞로 구성된다.
강의 상류가 주로 수원 시가지에 위치해 있으며 오목천교 일대 수변부에는 환삼덩굴, 물억새, 큰개여뀌 등이 분포하며 호매실저수지 주변은 주로 농경지로 이용되고 있다.
또 부유식물로는 개구리밥, 정수식물로는 갈대, 줄, 물피가 조사되었으며 수변부 식물로는 환삼덩굴, 강아지풀, 망초 등이 서식하며 잉어, 붕어, 피라미, 미꾸라지, 메기 등 모두 14종의 어류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날로 심각해지는 오염과 건천화
그러나 비가 오는 날이면 물고기가 떼로 죽은채 발견되는 황구치전이 된 지 오래다.
18일 오전 11시께 금곡천과 일월천이 합류해 흐르는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 금곡교 부근.
심각한 건천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금곡천은 주변 농경지와 주택, 축사 사이를 흐르는 생활하수가 유입되고 있는 실정이며 일월천 역시 율전동 일월저수지로부터 출발하여 황구지천으로 유입되는 지천중 가장 높은 오염도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황구지천이 서호천과 만나는 수원시 권선구 오목천동의 오목천교 역시 건천화가 심각한 상황이였으며 하천근처를 가자 코를 찌르는 심한 악취가 풍겨져 나왔다.
최근 율전, 금곡, 칠보지구가 개발되었고 호매실 택지개발 지구도 진행되고 있어 지천의 건천화를 가속화 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하천앞에는 ‘하천법 33조에 의거 천주변에 경작을 할수 없으며 이를 어길시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의 문구가 게시돼 있지만 배추와 파 등을 심은 경작지가 천주변을 따라 이어져 여전히 주변 농경지에 농업용수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시민들의 먹거리 문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수원의 하천이 모두 만나는 수원시 권선구 대황교동의 신대황교 부근은 황구지천이 흐르고 있는 가운데 곳곳의 지천에서 생활하수가 유입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황계동의 화산교 아랫부분은 심각한 수질오염상태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천을 쭉 따라 행정구역상 평택시에 속하는 수직교는 주위에 공장과 농경지가 분포돼 있다.
이곳은 물이 흐르고 있는지 구별할 수 없을 정도에 물색깔이 녹색을 띄고 있어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는 상태로 하천 곳곳에는 낚시꾼들과 지나가는 행인들이 버린 쓰레기들로 가득했다.
주민 이모씨(55)는 “전에는 이곳에 여러종의 물고기가 살아 낚시꾼들이 자주 찾자오는 곳이였다”며 “최근에 심각하게 오염돼 낚시꾼들의 발길이 뚝 끊긴지 오래며 이 물을 다시 살리기는 불가능 할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황구지천은 인위적인 하천정비가 이뤄지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일부 구간에 남아 있어 아직까지 많은 새들이 날아오고 있는 하천이다.
수원환경운동센터 김충관 사무국장은 “사람들의 무관심속에 황구지천도 상당히 오염되고 건천화가 진행된 상태다”라며 “하천의 오염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없이 무리하게 택지개발을 진행한 것도 하천의 오염을 가중시킨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권혁준기자 khj@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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