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추는 삶이 아니었다면 견뎌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태평무 중요무형문화재 제 92호 강선영 선생(84)은 몇 달 전 다친 다리가 불편함에도 한사코 꼿꼿한 자세를 유지하며 50년 춤길 인생을 풀어냈다.
“일본 점령기부터 1·4후퇴, 그리고 지금을 살아오면서 참 가난한 시절에 살았어요. 하지만 춤에 대한 고집과 열정, 그리고 작고하신 선생님에 대한 믿음과 존경이 지금의 강선영이라는 춤꾼을 만들어 냈습니다. 故 한성준 선생님 밑에서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딴 곳에 눈길 안주고 고집스럽게 춤에 매진한 것 그것뿐이었지요”
강선영 선생에게 춤은 14세 때 조선 춤의 대가 故 한성준 문하에 입문해 지금까지 수많은 공연과 활동, 그리고 국회의원으로서의 삶을 살게 해준 원동력이었다.
“오랜 지인 조동화씨의 도움이 없었다면 발간은 힘들었을 겁니다. 1·4후퇴 때부터 고락을 같이 해온 지인이었기에 그 힘든 와중에도 틈틈이 모아 놓은 춤자료를 바탕으로 소중한 책 한권을 내게 해 주었지요”
그가 최근 출간한 화보집 ‘태평무 인간문화재 강선영(연낙재 刊)’은 춤길 인생의 회고록이자 한성준 선생과의 인연, 그리고 일제 시대 어려웠던 예인으로서의 삶과 창작무에 대한 열정 등의 일대기를 녹여냈다.
춤 하나만 보고 살아온 인생이라 지인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책 발간뿐만 아니라 지금의 강선영도 없었을 것이라 회고하는 그의 눈길은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었다.
/권소영기자 ksy@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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