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모양처와 닮은 여성, 여성 CEO 역할

최선희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기지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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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사회 참여가 보편화 되어 있는 지금과 달리 과거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금기시 됐던 시절, 이 땅의 여성들은 현모양처의 모습을 미덕으로 여기며 가정을 잘 꾸려나가는 것에 만족했다.

지금의 열정적이고 개방적인 여성직장인들의 눈으로 본다면야 고지식하고 지루한 삶에 지나지 않겠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과거 현모양처의 모습은 현재 기업을 운영하는 여성CEO의 모습과 닮아 있다.

그것은 두 가지 면에서 그러한데 첫 째는 한 가정을 책임지고 운영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리더로서의 여성CEO의 모습과 닮았고, 운영의 근본이 가족을 사랑하는 배려심에서 시작한다는 것이 또한 닮았다. 여성CEO들이 우뜸으로 갖춰야할 경영마인드는 다름 아닌 모성애에서 기인하는 배려심이기 때문이다.

여성CEO는 기업을 가정처럼 꾸려나가고, 직원을 가족처럼 여길 수 있으며 소소한 일 하나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어야 한다.

어머니는 살림살이가 풍족하지 않다고 해서 가족을 포기하지 않으며 돈을 벌기 위해 가족을 이용하지도 않는다. 사회주의 경제학자들이 한 목소리로 주장하는 자본주의의 병폐 중 하나는 인간의 자원화다.

기업경영에서 우수한 인력을 지칭했던 인재(人材)는 근본적으로 ‘인간 자본’ 또는 ‘인간 소재’ 등으로 해석되며 노동자가 하나의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이미 이 같은 현실은 이익만을 추구하는 CEO들 사이에서 만연돼 있으며 이들은 기업에 소속된 직원들을 종사자가 아닌 주종관계를 의미하는 종업원(從業員)으로 암묵적인 인식을 해 왔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극단적인 노사간 대립이나 경영자와 직원들간 충돌 현상은 모두 이러한 종속적인 관계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가족 구성원으로서가 아닌 고용자와 피고용자의 계층적 구분으로 인해 회사의 발전 보다는 서로의 이익을 추구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이해심 등 감성적인 것은 수반되지 않는다. 상호간에 대한 배려심이 없기 때문이다. 여성CEO가 차별화 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점에서 부터다.

배려심을 근본으로 한 인재의 가족 구성원화는 사회적 현모양처로서의 여성CEO의 역할이자 여성CEO만이 해결할 수 있는 과제로 평가할 수 있다. 인재가 가족화 될때 그 기업은 영세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나아가 대기업이 될 수 있는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지 않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성CEO들은 모성애에서 기인한 배려심을 통해 기업의 구성원들을 통일시켜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또 은퇴한 여성인력들에 대한 역할 부여도 필요하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참여인구 가운데 여성의 비율이 49.7%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중간단계에서 준여성CEO 역할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들 여성 은퇴 인력들이 경험과 노하우에서 젊은 세력을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점은 여성CEO로서의 역할을 일정부분 나눠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기존까지 은퇴한 남성인력의 재고용 문제에 비해 은퇴 여성들의 재고용 문제가 상대적으로 소외됐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재교육과 사회참여 기회를 늘린다면 남성보다 월등한 잠재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여성이, 여성CEO가 할 수 있는 사회적 역할을 확대해 나가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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