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 9전승 퍼펙트

김경문 ‘믿음의 야구’ 쿠바 꺾고 13번째 金

한국 야구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아마 세계 최강 쿠바를 또다시 꺾고 9전승의 ‘퍼펙트’로 첫 금메달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한국은 23일 베이징 우커송야구장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선발 투수 류현진(한화)의 호투와 ‘국민타자’ 이승엽(요미우리)의 선제 2점 홈런을 앞세운 타선의 응집력으로 쿠바에 3대2로 신승을 거두고 정상에 우뚝섰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야구가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이후 3번째 출전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올림픽에서 한국 구기종목이 우승한 것은 바르셀로나대회 여자 핸드볼 이후 16년 만이다.

예선에서 꺾었던 쿠바와 다시 마주한 한국은 1회초 이승엽의 2경기 연속 투런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2번 타자 이용규(KIA)가 행운의 안타로 만든 2사 1루 상황에서 이승엽이 쿠바의 선발 로베르토 곤잘레스의 4구째 바깥쪽 직구를 밀어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2점 아치를 그려내 2대0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막강 타선의 쿠바도 1회말 반격에서 3번타자 마이클 엔리케스가 좌월 솔로포를 때려내 한국을 긴장케 했다.

류현진의 호투 속에 1점 차 리드를 지키던 한국은 7회 천금 같은 결승점을 뽑아냈다.

2사 후 박진만(삼성)의 우전안타와 이종욱(두산)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2루 찬스에서 이용규가 쿠바의 ‘특급 마무리’ 페드로 루이스 라조의 공을 잡아당겨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를 때려내 3대1로 점수 차를 벌렸다.

하지만 쿠바는 7회말 알렉세이 벨이 좌중월 1점 홈런으로 다시 추격했고, 8회말에도 아리엘 페스티노가 좌전안타를 때려 1사 1루를 만들었으나 류현진이 후속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해 위기를 넘겼다.

한국에 최대 위기가 찾아온 것은 9회말.

호투하던 류현진이 선두타자 헥토르 올리비에라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뒤 희생번트로 1사 2루의 동점 주자를 내보냈고, 주심 카를로스 레이 코토(푸에리토리코)의 들쭉날쭉한 스트라이크존 속에 프레데릭 세파다와 알렉세이 벨을 연속 볼넷으로 진루시키며 1사 만루의 역전 위기를 맞이했다.

설상가상으로 주심에 어필하던 포수 강민호(롯데)마저 퇴장을 당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 도래했다.

그러나 이것이 한국에게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돼 배터리를 마무리 전문 정대현(SK)과 포수 진갑용(삼성)으로 교체했고, 정대현은 율리에스키 구리엘을 단 공 3개로 유격수 병살처리해 승리로 마감했다.

/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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