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한국경제가 참으로 어려운 국면이다. 물가는 오르고 성장률은 떨어지고 취업은 어렵고 장사는 안 된다. 이러한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부문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는 서비스 부문에서 200억 달러가 넘는 적자를 내고 있다. 따라서 이 적자가 개선되면 한국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 수출에서 서비스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미국이 30%, OECD 평균이 23%인데 비해 한국은 그 절반 수준인 14%에 불과하다. 달리 말하면 그만큼 개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이다.
우리나라를 IT 강국이라고 하지만 IT제조업에 국한된 이야기이고, IT서비스 산업은 낙후되어 있다. IT제조 부문이 2006년에 400억 달러 이상의 흑자를 보인 반면, IT서비스는 80억 달러 정도 적자를 기록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한국 IT서비스 산업의 생산성이 IT제조업 부문의 40%에 불과한 반면, 일본은 91%여서 우리 서비스의 수준이 상대적으로도 매우 낮은 상태이다. 따라서 서비스 부문의 경쟁력을 제고시켜야 국제수지도 개선 되고 한국경제에 도움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
한국의 서비스시장은 아직도 개방의 길이 먼 편이다. 특히 법률, 교육, 보건·의료, 문화·오락·스포츠, 에너지 서비스 분야 등이 정책적 민감성을 이유로 아직 개방이 안 된 상태이다.
서비스 산업은 선별적인 개방 정책들로는 효과가 적고, 외국 서비스 업체를 국내에 들어오게 하여 같이 일하면서 배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또한 서비스의 특성상 외국업체가 기술을 주지 않기 위해 감출 수도 없기 때문에 금방 배우기 쉽다. 결국 한국 서비스 산업 경쟁력 제고의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길은 더 많은 개방을 통해 보면서 배우는 것이다.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제고는 부수적인 이익을 가져 온다. 종래에는 제조업이 입지한 곳에 회계, 법무 등 서비스업이 따라갔으나, 지금은 서비스 산업이 발달된 곳에 제조업이 진출하게 된다. 따라서 서비스산업이 발달하지 못하게 되니까 외국인 제조업 투자는 줄고 오히려 한국 제조업마저도 외국에 나가게 될 확률만 높아지는 것이다.
서비스 산업 분야의 한 주요 분야가 유통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유통산업은 비교적 경쟁력을 잘 갖추고 있어 다행이다. 다만 서비스업의 경우 수요의 지속 기간이 매우 짧고, 재고라는 개념이 없어서 적시에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손실과 직결되기 때문에 최근 많은 기업들이 보다 정확하고 과학적인 수요 예측 시스템의 개발과 도입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붓고 있는 것을 참고로 했으면 한다.
수요의 변동이 심한 경우에 정확한 수요 예측을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특히 고객들의 니즈가 다양하고 동질성을 찾기가 쉽지 않은 서비스 산업의 경우는 더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경우 기업들은 예측 시스템이 제공하는 숫자에 100% 의존해 미래의 수요 변화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것보다는 미래 수요를 스스로 적극적으로 창출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서비스 기간이 겨울에 제한되는 스키장의 경우, 여름 비수기에는 가족 단위 고객의 휴양시설로 용도를 변경하여 여름철 수요를 창출할 수 있고 온라인 비즈니스 기업이 유명 온라인 사이트와 제휴해 이들 사이트 방문자들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사이트를 방문할 수 있도록 유도함으로써 고객층을 확대시켜 나가는 것도 창조적 수요 관리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따라서 한국 경제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한국의 서비스 시장을 개방하여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정공법적인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단기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큰 활력소가 될 시장 개방에 미온적인 태도는 우리 경제 발전에 오히려 손해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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