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의 득과 실

최상래 경기대 무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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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는 가까운 이웃나라간에 혹은 경제적 이해관계국간에 무역장벽을 제거함으로 협정국간의 시장을 열어 교역량의 증대와 경제 이익을 도모하는 지역간 경제 협력 체제이다.

그런면에서 우리나라는 한칠레, 한싱가포르 및 한미간의 FTA 이전에 한중, 한일 혹은 한중일 FTA는 먼저 연구 검토되었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지리상 가까운 나라일 뿐만 아니라 경제적 교류나 협력관계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우리의 최대 수출시장이자 최대 투자국이다. 여기에서 한중FTA의 필요성이 증대되면서 그동안 물밑에서 진행되던 한중 FTA 협상이 수면위로 떠오르게 되었다.

특히 중국측이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중국정부 고위관리들의 조속추진의사표시에 이어 다음달로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제기되리라 예상된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한중 FTA의 득실을 신중히 따져봐야 할 때이다.

우선 제일 걱정되는 부분이 농업분야이다. 양국의 작물구조가 비슷하면서 저렴하게 생산되는 중국산 농산물에 대한 문이 열릴 때 한미FTA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커다란 충격이 우리농촌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또한 저품질의 농산물이 범람함으로 우리의 생활안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한 일반 소비재도 우려되는 분야이다. 일반소비재는 현재 수출(2.9%)보다 수입(15.2%)이 월등히 높은 상황에서 FTA체결로 중국소비재의 수입에 대한 관세가 낮아지거나 철폐될 경우 우리시장만 내주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 되기 때문이다.

이에반해 고기술품이나 고부가가치품으로 구성되는 제조업분야는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이득을 챙길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중국에 진출한 우리기업들은 부품 및 원부자재 등 중간재를 품질 및 기술면에서 우위에 있는 우리나라에서 조달함으로써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에 커다란 기여를 하였다. 이부분에서 중국의 한국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인하 조정되면 중간재의 대중국 수출이 늘어날뿐만 아니라 이들 중간재를 사용한 제품의 제3국 수출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중간재 수입에 부과하는 중국의 관세가 평균 4.21% 수준으로 우리나라의 중국산 중간재 수입관세 4.42%보다 낮은 부분 등은 우리가 예의주시해야 할 부분이다.

또한 자동차산업도 수혜분야가 될 것이다. 중국은 완성차 수입에 25%의 높은 관세를 부과함으로 한중 FTA체결로 이 문제가 해결되면 세계최대의 자동차 소비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시장에 한국산 자동차의 대중국 수출이 증대 될 뿐만 아니라 중국내에서의 판매경쟁력을 높일수있다. 현지에 대규모 생산공장을 설립한 국내자동차기업도 중국국내부품보다 우수한 품질의 한국산 부품을 수입하여 사용할 수 있게 되어 대중국수출이 증대될 것이다. 물론 중국진출 외국자동차업체들이 현지화를 위해 부품을 중국시장에서 조달하려는 경향이 있으므로 섣부른 낙관보다는 신중하고도 면밀한 분석위의 대응이 필요하다.

이와 같이 한중FTA가 가져오는 득과 실은 우리에게만 유리하지는 않다. 다만 개방을 주류로하는 글로벌시장에서의 물결속에 한중FTA협상을 미룰 수 만은 없는일이다. 적절한 시기에 FTA협상이 추진되어야 한다. 중국은 우리나라 수출의 약20%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시장이자 최대 투자국으로써 우리나라와의 최대경제교역국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성장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나라이기도하다. 한중FTA협정으로 한국제품에 대한 중국의 관세가 인하되고 또한 우리상품에 대하여 중국소비자들의 반응이 더욱 좋아지면 한중FTA협정은 종합적으로 볼 때 우리경제에 많은 이득을 가져다 주리라 본다.

다만 FTA협상시 상품교역에만 매달리지 말고 비관세장벽철폐, 지적재산권보호, 중국투자기업에 대한 환경개선, 금융 및 서비스시장, 개방 등을 포함시켜 전략적 협상을 통하여 FTA의 효과를 극대화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중국과의 FTA는 양국간의 경제적 협정과 함께 동아시아의 경제질서 및 우리나라의 아시아 정책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시기와 협상범위에 신중을 기함이 옳을 것이다.

최상래 경기대 무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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