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생동하는 봄이 왔다. 경칩이 지나고 따뜻한 날씨에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펴고 밖으로 나가고 싶어진다. 그러나 즐거운 야외활동이건만 피부는 괴롭다. 황사, 큰 일교차, 건조한 바람, 꽃가루, 강해진 자외선 등등 피부는 스트레스들로 고통을 호소한다.
봄이 오면 뒤따라 오는 불청객 황사. 황사에 의해 대기 속 먼지 양이 평균 4배 증가하고 흙먼지, 석영, 카드뮴, 납·구리 등 중금속들이 함유된 황사에 노출되는 이 때가 되면 피부 관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땀이나 피지 분비도 왕성해져 여드름이 생기거나 악화되는 환자들이 많아진다. 건조한 바람은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어 아토피 등 기존의 만성 피부질환을 악화시키며 황사나 꽃가루의 악영향을 극대화시켜 알러지성 접촉 피부염이나 민감성 피부를 가진 환자들을 괴롭힌다. 자외선은 겨우내 약해져 있던 우리 피부에 기미, 주근깨, 잡티 등을 만들어 색소침착을 일으키고 피부노화를 가속시켜 잔주름을 발생시킨다.
회사원 이경수씨(36·가명).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는 이씨는 해마다 봄만 되면 전쟁을 치러야 한다. 중국으로부터 날아오는 황사 때문이다.
봄이면 어김없이 찾아와 우리를 괴롭히는 황사. 황사 때 우리들이 들이마시는 먼지는 평상시의 3배에 이른다. 특히 오염물질들이 많이 섞인 황사는 만성 기관지염을 악화시키기도 하고 호흡기 면역기능이 약하고 폐활량이 작은 노인들과 어린이들에겐 폐렴과 같은 호흡기 감염을 쉽게 발생시키기도 한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자는 폐활량 저하에 따른 급성 호흡 부전증을 유발, 일부 환자는 이로 인해 숨질 수도 있으며, 심장 질환이 있는 사람은 산소 공급 부족으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천식 환자들은 천식발작의 횟수를 증가시켜 응급실 방문과 입원 횟수가 잦아진다.
◇마스크 쓰기와 환기
호흡기 계통의 문제는 주로 황사에 포함된 미세분진이 기도 말단부에 침착하거나 공기 중에서 산화되면서 질소산화물이나 황산화물을 생성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물질들은 코나 기도점막을 자극하게 된다. 정상인들에겐 가벼운 자극에 불과하겠지만 비염이나 천식 등 알레르기성 기도 질환을 가진 환자나 만성 폐질환 등에 의해 폐기능이 저하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나 폐결핵후유증, 기관지확장증 환자들에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개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의 증상들이 심해지거나 기침과 객담 등이 늘어나고 호흡곤란 증상이 악화된다. 그래서 일반인보다 비염이나 천식 등 알레르기성 기도 질환을 가진 환자나 만성 폐질환에 의해 폐기능이 저하된 사람(특히 COPD 환자)이나 노인들은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황사가 심한 시기에는 “외출을 삼가고 외출시 마스크를 하고 외출 후에는 깨끗하게 씻고, 운동을 삼가라”는 주의를 많이 듣는다. 하지만 외출을 삼가고 운동도 하지 않고 실내 환기도 하지 않는 게 능사는 아니다. 적당한 운동과 적절한 환기가 필요하다. 다만 오염물질이 대기 중 높게 측정되는 시간은 가급적 피하고 기존의 환자들은 규칙적인 약물치료를 지속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외출 삼가는 것이 상책
공해물질이 포함된 황사가 각결막에 직접 접촉해 자극성 각결막염과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일으키는 경우들이 많다. 증상으론 눈이 가렵고 눈물이 많이 나며 빨갛게 충혈되고 눈에 뭔가 들어간 것 같은 이물감을 느끼게 된다. 눈을 비비면 끈끈한 분비물이 나오고 증세가 심할 경우 흰자위가 부풀어 오르기도 한다. 짙은 황사와 건조해진 실내공기와 겹치면서 안구건조증을 심화시키는 등 각종 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황사가 있는 날은 외출을 삼가는 게 상책이다. 부득이 외출해야 한다면 보호안경을 끼고 귀가 후에는 미지근한 물로 눈을 깨끗이 씻어낸다. 소금물은 눈을 자극하므로 피해야 한다. 결막염 초기 증세가 의심되면 깨끗한 찬물에 눈을 대고 깜빡거리거나 얼음찜질을 해주면 증세를 완화시킬 수 있다. 그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 처방에 따라 안약을 써야 한다. 자가 진단해 안약을 장기간 사용하면 녹내장이나 백내장 등 더 큰 병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깨끗이 씻고 보습에 신경 써야
해마다 찾아오는 황사는 봄철 피부의 불청객으로 각종 피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피부가 황사에 노출되면 가려움증, 따가움, 심하면 발진, 발열, 부종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황사먼지와 꽃가루 등에 의한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이 발생하기도 쉽다.
봄이 되면 기온이 올라가면서 피부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피지 분비가 증가하고 황사나 꽃가루 등으로 피부가 더러워지기 쉬우며 황사에 실려 온 먼지가 모공에 달라붙으면서 모공을 막아 여드름이나 뾰루지 등 피부 트러블들이 빈발한다.
황사가 심한 날은 일단 외출을 삼가는 게 좋다. 외출시에는 맨 얼굴보다 자외선 차단제와 메이크업 베이스를 발라 황사바람이 직접 피부에 닿는 것을 방지한다.
가장 신경을 써야 할 것은 세안이다. 외출했다 돌아오면 반드시 얼굴을 씻도록 한다. 깨끗하고 건강한 피부를 원한다면 이중세안을 하는 게 좋다. 황사의 미세먼지는 잘 씻겨 나가지 않는만큼 우선 클렌징 제품으로 한번 닦고 다시 비누로 세안하는 습관을 들인다.
피부가 민감해져 있는 봄철 환절기에는 세안시 얼굴을 세게 문지르지 말고 자극이 강한 스크럽이나 클렌징 제품, 팩, 심한 마사지 등은 당분간 중단한다. 비누도 무자극성 제품을 사용하고, 피부가 민감할 때 새로운 화장품은 자극이 될 수 있으므로 평소 바르던 화장품을 바꾸지 않는다. 봄철 피부는 건조한만큼 아침에는 보습크림을 발라 각질층의 수분의 증발을 막아주고 밤에는 영양크림을 발라줘 지친 피부에도 충분히 영양을 공급하는 게 중요하다.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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