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프로야구단 창단 포기

프로야구단 창단을 추진했던 KT가 이를 백지화 하기로 결정, 국내 프로리그가 18년 만에 7개구단으로 운영될 위기에 직면했다.

KT는 11일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고 그동안 검토해왔던 프로야구단 창단 방침을 전면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KT의 이 같은 결정은 일부 다른 구단들의 반대와 한국야구위원회(KBO)와의 협상과정에서 잡음과 갈등으로 인해 프로야구단 창단이 기업 이미지에 도움이 안된다는 최종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해 초부터 운영난에 빠진 현대 야구단 매각에 나섰던 KBO는 농협중앙회와 STX그룹에 이어 KT와 협상마저 실패해 2008시즌 7개 구단으로 운영할 수 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프로야구가 쌍방울 레이더스가 창단한 1990년 이후 18년만에 7개 구단으로 위축되면 정규리그 게임 수는 물론 각종 개인타이틀 성적 축소와 포스트시즌 경기방식 변경 등이 불가피해 연간 관중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KT가 야구단 창단을 백지화한 것은 IPTV, 와이브로 등 새로운 성장사업에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데, 프로구단 운영으로 경영의 초점이 흐려질 수 있고 고객과 주주의 가치 제고에도 부정적이라는 사내·외 반대 의견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또한 창단 추진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은 소문과 추측이 나돌면서 제기된 갈등과 잡음이 부정적인 면으로 작용했다고 KT측은 설명했다.

KT 관계자는 “KBO의 제안을 받아들여 프로야구단 창단을 검토한 것은 어려움에 직면한 한국야구계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함께함으로써 기업 이미지를 높이고자 했던 것”이라며 “여러가지 잡음으로 오히려 기업 이미지가 훼손될 가능성이 높아 백지화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KT 이사회 결과를 접한 야구계는 다시 한번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하일성 KBO 사무총장은 “지금으로선 뭐라고 할 말이 없다”며 당혹해 한 뒤 “다음 주 초 빠른 시간에 긴급 이사회를 열어 대책을 강구하겠다. 시간이 너무 촉박해 현재로선 7개구단으로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침통한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고양 원당구장에서 훈련중인 현대 야구단은 17일 미국 플로리다주 브랜든턴으로 전지훈련을 떠날 계획이었지만 모든 일정에 차질을 빚으며 해외훈련 자체가 불투명해졌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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